"1,000만원 창업"
“디카 한대와 냉동고 구입해 한달에 된장 800만원어치 팔아요.”
주부 이은실(43)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된장을 파는 온라인 사장님이다. 경기·강원·충청·경상·전라도 등 전국 각지에서 맛 좋기로 소문난 된장을 구해 주문을 받고 판다. 공장에서 대규모로 제조하는 된장이 아니라 소규모로 만드는 재래된장만을 취급한다.
컴맹주부였던 이씨가 인터넷 쇼핑몰에 뛰어든 것은 2003년 8월. 옥션에 ‘된장골’이란 개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 이씨와 된장의 각별한 인연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째 딸을 갖고 나서 유난히 입덧이 심했던 이씨는 친구가 가져다 준 집된장을 먹고 입덧이 사라졌고 이후 ‘된장 예찬론자’가 됐다.
이씨는 농협 등 유통매장에서 지역 특산 된장을 사다 먹었고 틈틈이 전국의 맛 좋은 재래식 된장을 찾아 다녔다. “된장 맛을 잘 안다”는 소문이 나자 이웃 사람들의 부탁을 받고 대량 구매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주부 커뮤니티를 통해 인터넷 쇼핑몰을 알게 됐고 창업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창업비용은 된장을 찍을 디지털 카메라 80만원, 여름철에 된장을 보관할 중고 냉동고 20만원 등 100만원이 전부였다. 방에서 일을 했고 집 2층을 창고로 사용했기 때문에 임대료는 따로 들지 않았다.
“첫 달에는 20개 정도 팔았어요. 지금은 한 달에 600~700개씩 팔지만요.”
이씨는 강원도 정선 쥐눈이콩된장, 봉평 된장, 경남 하동 된장, 전북 순창, 전남 목포 된장, 파주 통일촌 청국장 등 된장류를 비롯, 고추장·간장까지 판매하고 있다.
이씨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 번은 자신의 쇼핑몰에 된장의 항암효과 등 약리적 특성을 올려놓았다가 ‘과대 허위 광고’라는 고발을 당해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맛 좋은 된장을 찾아 경쟁력을 키워갔고, 그 결과 한 달 매출이 많을 때는 1000만원이 넘는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네 딸을 두고 있는 이씨는 인터넷 쇼핑몰에 대해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8개월 전부터 개인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배우고 있다. 된장의 색과 질감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다.
출처 :조선일보.김승범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