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한지’ 송재리씨 여성기업대회 우수상 “삼베보다 싸고 아름다우면서 환경친화적”
“여러가지 면을 따져볼 때 전통 한지로 만든 수의가 기존 삼베제품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더구나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에 중국산 베옷을 입혀서는 곤란하지요.”
청주 서원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있는 ‘구름한지’ 송재리(42) 대표는 요즘 한지 수의에 푹 빠져 있다. 6년전부터 취미로 전통 한지공예를 배워오다 한지와 수의를 접목시켜보자며 몇달전 회사를 차렸다. 아직은 창업 초기단계지만 아이디어 개발과 마케팅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송씨는 최근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주관한 ‘2006 여성 스타기업 경진대회’ 비지니스 모델 부문에서 한지수의 디자인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우수상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송씨는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한지 수의의 장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값비싼 삼베, 그것도 중국산을 쓰면서 장례를 치른다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한지는 면 제품처럼 매장이나 화장이나 어떤 방식의 장례에도 어울리는 잘 환경친화적 재료입니다.”
송씨가 만드는 한지수의는 국내 유수 업체인 원주전통한지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다. 여러차례의 정성스런 주름작업을 거쳐 만든 구김한지로 중국산에 비해 가격이 2~5배나 비싼 고급제품이다. 송씨는 제품의 질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의 옷깃 부분에 비단 자수를 넣는다.
남성용은 천상(天上)을 의미하는 푸른색의 넝쿨 무늬, 여성용은 후손의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화사한 모란 문양을 넣어 멋지고 고운 자태의 한복을 연상케 한다. 고객의 희망에 따라 시(詩) 또는 그림, 종교적 문양이나 글귀를 넣어주는 맞춤형 수의도 선보인다. 가격은 다양하나 고급 삼베제품보다 저렴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을 갖춘 제품이 주종을 이룬다.
“21세기 웰빙시대에는 음식은 물론 의복과 주택까지 자연에서 얻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추세이지요.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입고 가는 옷 한 벌도 자연 속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 까요?”
송씨는 “수의를 비롯해 누구나 치러야 할 장례 관련 문제를 자연스럽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며 “여성의 섬세함을 한껏 발휘해 국내 최고의 한지수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유태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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