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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IMF와 2009 창업, 뭐가 다른가?2009-01-21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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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파괴형 업종 → 퓨전화된 카페형 업종
영세한 생계형 창업→ 공동창업·기업형 창업
외식업 폭발적 증가→ 서비스업 관심 고조
창업자 정신·의지가 좌우→과학적 경영·브랜드가 중요

2009년의 대량 감원 바람은 IMF와 매우 흡사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인과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IMF 때보다 더하다고 한다. 이런 흐름은 창업시장에도 반영, 창업자들의 의욕과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하지만 IMF와 2009년 상황은 매우 흡사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뭇 다른 점이 많이 있다. 모든 창업은 창업자가 딛고 있는 현실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적어도 2~5년 후의 사회 흐름을 전제로 해야 한다. 따라서 비슷한 듯 보이지만 내용적으로 다른 IMF와 2009년 상황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IMF 2900원짜리 국밥·1000원숍·중고점… 가격파괴로 승부
PC방 최고 인기… IT·벤처만 붙으면 다 유망하던 시절

IMF 직후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몰락이 이어지고 타의에 의해 직장을 떠나야 하는 퇴직자들이 늘면서 창업 시장은 급팽창을 시작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닥친 불황을 반영하듯이 창업자들을 유혹한 업종은 대부분 현대적이지 못했고 1990년대의 모습을 많이 담고 있었다.

또 움츠러들던 소비자들을 자극하기 위해 가격파괴밖에는 대안이 없는 듯이 보였다. 그래서 인기를 얻었던 업종은 가격을 파괴한 음식점들이었다. 한 그릇에 2900원짜리 국밥을 파는 집이나 가격파괴 쇠고기전문점 등이 유독 인기를 얻었으며 30여㎡(10평) 규모 내외에서 할 수 있었던 생계형 치킨 업종들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당시 소형 평형 업종 중에 가장 인기를 모았던 업종은 각종 분식점. 기존의 음식백화점식 분식집을 업그레이드한 모델이었는데 세련된 인테리어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소형 일본식 우동집과 돈가스 전문점도 등장했으나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불황을 반영하는 알뜰족이 대세였고 이런 흐름 속에 1000원숍, 땡처리숍, 가격파괴 의류점 등이 등장, 인기몰이를 했다. 1996년부터 등장한 인터넷 PC방은 IMF의 최대 수혜자였다. 특히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창업이 러시를 이뤘다.

또 불황임을 감안해 중고 컴퓨터 전문점, 잉크 재활용 사업이 등장했고 몰락한 자영업자를 노려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블라인드 클리닝, 초음파 클리닝, 해충 방제업, 카펫 청소업 등 청소대행업도 많이 등장했으나 오래 살아남은 업체들은 많지 않았다. 한편 IMF 이후에 인기를 끈 업종은 인터넷 붐의 영향으로 인터넷 관련 사업이 많았다.

벤처 붐이 불면서 IT·인터넷·벤처라는 수식어만 붙으면 누구에게나 유망하던 시절이었다. 잘나가는 직장인들이 더 좋은 대우를 노려 직장을 옮겼으며 게임, 쇼핑몰, 검색포털, 취업, 동창회 사이트 등 다양한 인터넷 사업 모델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던 시기였다. 이런 벤처 붐은 1998년부터 시작, 2000년 벤처 거품이 꺼질 때까지 계속됐다.


2009 가격파괴만으론 승산 없다… 퓨전으로! 세련되게!
일식 라멘집·카페 업종 인기… 프랜차이즈도 선호

그렇다면 IMF 당시와 외면적으로 비슷해 보이는 2009년의 창업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IMF 직후가 갑작스레 닥친 환란으로 인해 ‘가격파괴’ ‘중고’ 등 무조건 불황형 업종이 단기적으로 유행했던 것과 달리 2009년의 현실은 가격파괴가 대세를 이루지는 않고 있다.

소비를 줄이지만 합리적인 마인드로 무장된 소비자들 덕분에 보다 현명하고 신중한 소비 선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가격파괴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와 적절한 품질에 대한 욕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또 불황이라고 하지만 가격파괴형 업종이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는 그동안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진 데다 IMF 시기를 통해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도 한 가지 이유라고 하겠다.

IMF 직후에는 소액 투자로 가능한 신규 창업이 많았고 이들을 충족시켜줄 소액 투자업종도 많았는데 현재는 창업비용 파괴보다 오히려 현실적인 리모델링이나 업종 전환 수요가 더 많은 게 특징이다.

IMF 직후의 경우 초보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 본사의 주요 고객이었다면 현재는 실패한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시스템과 브랜드파워를 가진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IMF직후의 업그레이드 된 분식집은 최근 들어 일식 라멘전문점 타입으로 대체되는 느낌이다. 그동안 일본식 이자카야는 주점 형태로 많이 출점됐으나 일식 라멘은 매니아를 중심으로 극수소의 계층을 대상으로 운영됐는데 최근 들어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일식라멘전문점 아브라(www.abura.co.kr) 서울 여의도점의 경우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이고 늦은 저녁시간까지 사케와 일본식 안주를 즐기는 고객들이 몰려 높은 객단가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아브라와 같은 라멘집들은 웰빙 매스티지 트렌드의 영향으로 일부 상류층만 즐기던 일식 라멘의 캐주얼 모델이라고 할 수 있으며 2009년에도 선전이 예상되는 분야다.

IMF 직후 인기를 끌던 소형 점포들이 2009년에는 훨씬 세련된 모습으로 창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식 라멘집 외에 카페 타입의 각종 업종들이 여기에 속한다. 커피와 베이커리를 결합하거나 아이스크림, 팬케이크, 와플 등을 결합한 모델이 인기다.

또 IMF 직후의 우동 전문점이 한식시장에서 누리던 인기는 국수 전문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IMF 직후의 우동 전문점이 겉은 업그레이드 됐지만 여전히 음식백화점 타입이라면 국수 전문점은 분식이라기보다는 전문점에 가까운 게 특징.

한편 IMF 직후나 지금이나 외식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지만 그때와 달리 농림수산식품부 및 정부의 외식업 가치에 대한 재인식으로 외식업 창업을 바라보는 눈은 많이 달라졌다. 때문에 대기업의 진출, 공동사업 전개, 기업형 창업 등이 외식 시장의 새로운 방식으로 계속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IMF 이후의 인터넷 벤처 붐은 이명박 정부의 ‘1인 기업 육성’ ‘1인 창조기업 육성’으로 대를 잇고 있다. 다양한 1인 기업 사례가 소개되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바야흐로 1인 기업 시대의 도래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지만 대량으로 1인 기업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나 신직종이 개발되지 않아 실제로 1인 기업을 통해 다량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1인 기업 붐이 일지 않았던 IMF 직후의 경우 1000만~2000만원이면 창업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 프랜차이즈 본사가 창업자들을 모집하던 것과는 다른 환경이다. 정작 1인 기업 육성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2009년의 경우 아직도 서비스 업종 중에서 창업자들이 도전할 만한 업종이 많지 않다는 점은 다소 아이러니컬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창업자금에도 차이가 있다. IMF 직후에는 퇴직자들에게 1억원대 안팎의 창업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동안 부동산 거품, 주가 상승, 인건비 상승 등으로 중산층의 재정적 여유가 커지면서 2억원대 창업을 고려하는 퇴직자들이 많다는 점도 IMF와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위클리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