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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자극 마케팅효과, 글쎄요?2008-04-18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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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의 마케팅 스쿨] 시간 지날수록 시들.. 고객 만족법을 배워라

얼마 전에 집 근처 쇼핑몰에 들렀다. 물건을 많이 사지 않았는데도 선물을 한 아름 받았다. 그 쇼핑몰은 활성화가 덜 돼 있어 그런지 정기적으로 과다한 사은품을 주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은품을 많이 주니까 손님들이 좀 불어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은품 효과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다. 정작 손님이 적은 이유는 따로 있는데도 이 쇼핑몰은 갈수록 자극이 센 판촉 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를 포함한 많은 고객들은 그런 자극에 둔감해졌다.

'베버의 법칙'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우리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큰 기업부터 작은 구멍가게까지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데 의미가 큰 법칙이다.

행복하게 사랑을 나누던 연인이 있다고 가정하자.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헤어지자는 폭탄 선언을 한다. 놀란 남자는 연인을 달래 위기를 넘긴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여성이 다시 결별 선언을 한다. 이번엔 남자가 별로 놀라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처음엔 세상이 무너진 듯이 자신에게 매달리던 남자의 반응이 약해지자 여성은 화가 나서 '더 자주' 결별 선언을 하게 되고, 그럴수록 남자도 여성의 앙탈(?)에 더 무감각해진다.

이렇듯 베버의 법칙은 어떤 자극에 대해 자극의 세기가 변했다는 것을 느끼려면 처음에 주어진 자극과 일정한 크기 이상의 또다른 자극이 주어져야 '차이'를 인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요즘 가격파괴 업종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1인분 3500원짜리 삼겹살이 등장해 구름처럼 고객들을 몰고다니더니 이제는 3500원으로도 먹히지 않자 1500원짜리 초저가 삼겹살까지 등장했다. 조만간에 1000원짜리 삼겹살이 등장하더라도 소비자들은 눈을 깜짝하지 않을 것 같다.

PC방의 이용료는 처음에 2000원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는 동네에 따라서 500원짜리도 일반적이다. 500원이면 파격적으로 싼 가격이지만 가격파괴 자극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당연하게 여긴다.

소매업의 진화와 발전을 설명하는 '소매 수레바퀴' 이론을 빌리자면 가격 파괴는 소매업 신업태와 혁신의 중요한 단서 중 하나이다. 하지만 초기의 강력한 가격이라는 자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에게 진부해진다. 오히려 업태의 방향은 점차 가격을 올리고 품질을 개선하고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요즘 다시 불황 조짐이 나타나면서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프랜차이즈업체들이 늘고 있다. 물론 판촉은 소비자를 끄는 미끼로 훌륭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처음에 하나를 덤으로 얹어주는 '1+1' 판촉행사에 감동하던 고객들도 베버의 법칙 대로 다음부터는 더 이상 신선한 자극을 느끼지 못한다.

이처럼 가격파괴나 플러스 알파(+α)류의 판촉 행사에 베버의 법칙이 적용됨을 안다면 당장의 이익에 혹하지 말고 좀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문화적이고 우아한 방식으로 소비자를 자극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원조 집'들이 남는 장사를 하는 까닭은 가격파괴나 판촉이라는 자극이 없더라도 상품에 대한 신뢰에다 자신의 추억을 사기 위해 혹은 원조집의 명성을 즐기기 위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ksbi@chol.com]

출처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