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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취미삼아 시작했다 부업·창업 연결 만만찮다2007-12-17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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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비 등 포항 강좌비 경제적 부담…국내 전문직 교육과정도 거의 없어

"처음에는 혼자 좋아서 시작했죠. 지금은 이놈이 절 먹여 살려요."
트럼프 카드보다 조금 더 큰 카드, 꽤 두껍다. 카드 중 하나에는 중세의 수도사처럼 생긴 사람 그림이 있고 그 밑에는 'Hierophant(하이어로펀트, 해설자)'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카드 속 그림과 타로점을 보러온 사람의 고민을 조합해 상담을 해주는 박주희(34) 씨. 그에게 타로카드는 놀이이자 생계수단이다. 5년 전 처음 타로 데크를 쥔 박 씨는 어설픈 솜씨로라도 친구들에게 타로점을 봐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 타로점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취미로 시작했다 이를 부업, 창업으로 연결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배우는 비용이 만만찮은데다 교육과정도 전문가용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아 수강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전에 없던 서구식 문화가 생활 속으로 스며들면서 취미나 취향 수준을 넘어 본격적인 타로점술사, 바리스타(커피 만드는 사람), 소믈리에(포도주 감별사)로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에 각 대학에서도 평생교육원을 통해 바리스타, 소믈리에 등 각종 강좌를 경쟁적으로 열고 있을 정도다. 참가자들도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취미거리로 시작하긴 하지만 내심 경제난 타개책으로 창업을 염두에 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강좌 관계자들의 얘기다.

하지만 이들 취미를 직업이나 부업으로 이어가기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강좌 참가자들의 고민이다.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인기강좌로 손꼽히는 소믈리에 과정의 경우 강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여러 가지 포도주를 음미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 바리스타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전문가 과정의 경우 재료비 등을 합하면 1주일에 한 번, 15차례에 걸친 강좌비용이 100여만 원이 넘는다. 커피전문가 강좌에 참가하고 있는 B씨(26·여)는 "드라마를 보고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 돈이 들어간다."며 "미래를 내다보고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강좌를 듣고 있는데, 처음부터 직업으로 삼기 위해 강좌를 들으려 한다면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연구가들이 거치는 시행착오처럼 커피 제작방법을 이런저런 재료를 써가며 실습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소믈리에도 마찬가지. 포도주가 대상이어서 바리스타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가 부업으로 삼기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또 아직까지 체계적인 교육체계를 갖추지 못해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의 강좌도 취미용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태용 대구와인스쿨 원장은 "소믈리에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해외연수까지 갈 수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도 정규과정을 밟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취미에서 그친다면 몰라도 소믈리에가 되기 위해 평생교육원 등에서 여는 강좌로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신문<김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