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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美 여성들이 직장을 포기하는 진짜 이유는?2006-10-31
작성자이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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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노동시장.경직된 근무 정책이 여성 내몰아"

미국 여성들이 직장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 아니라 취약한 노동시장과 경직된 근무 정책 때문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가 30일 보도했다.

지난 2003년 뉴욕타임스(NYT)는 ´선택적 이탈 혁명(the opt-out revolution)´이라는 제목 하에 자녀를 둔 직장여성들의 ´대탈출(exodus)´ 현상을 소개해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직장여성들의 이 같은 ´선택적 이탈´ 현상은 근거없는 이야기일 뿐 사회적인 트렌드가 아니라는 내용의 보고서 2편이 연달아 출간됐다.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이코노미스트 헤더 부쉬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실제로 아이들 문제로 직업을 포기하는 여성의 수는 늘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부쉬는 ´여성들은 선택적 이탈을 하는가? 사회적 통념 깨기(Are Women Opting Out? Debunking the Myth)´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01년~2005년 사이 여성의 노동 참여율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기간 남성의 참여율 또한 줄었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이 취약한 노동시장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0년 초와 같은 불경기에는 실업률이 증가하게 된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마치 자녀가 있는 여성들이 직업을 포기한 것처럼 보이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헤이스팅스에 있는 캘리포니아대 근로기준법 센터(CWLL)의 조앤 윌리엄스 소장도 "대부분의 직장여성들은 선택적 이탈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 ´선택적 이탈인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인가 : 언론이 직장과 가족간 갈등을 보도하는 태도(Opt Out or Pushed Out?: How the Press Covers Work/Family Conflicts)´에서 "직장에서의 경직된 근무 조건과 지원 부족, 자녀를 둔 직장여성에 대한 편견이 이들을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장여성의 86%가 직업을 포기한 이유로 경직된 근무조건 등의 장애요소를 들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또 당시 타임스에 보도된 기사는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여성 8명의 사례를 소개해 마치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선택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게끔 오도했다고 비판했다.

일례로 3명의 아들을 둔 직장여성인 미셸 리는 ´선택적 이탈´이라는 개념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노퍽에 있는 한 제약회사에서 이사 보좌관으로 일했다는 리는 직장을 그만둘 생각이 없었으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야했다면서 상사가 이를 용납하지 않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은 물론 시간을 벌충하기 위해 점심시간도 희생할 의향이 있었지만 회사는 더 이상 휴가를 신청할 수 없다는 최후통첩장만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 직장여성연합의 엘렌 브라보 전(前) 이사는 "저임금 여성들은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는 선택권이 없다"면서 "좋은 가족 구성원이 되기 위해 사회생활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는 보장이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9개월 된 아이의 엄마이자 시애틀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PD로 근무했던 제니퍼 막스는 3주 전 회사의 경영 축소 정책에 따라 해고됐다면서 융통성 있는 근무 환경이 갖춰진 직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윌리엄스 소장은 막스처럼 좋은 직장에서 내몰려 그보다 못한 곳에서 근무하게 되는 여성들의 경우 커리어 하락 경로를 밟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윌리엄스 소장은 "특히 (언론이) 전문직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둔 뒤 특별한 어려움 없이 직업전선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자신들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볼티모어에 위치한 홍보회사인 스탠튼 커뮤니케이션의 질리언 포머렌 부사장은 30대 여성이 5~6년간 직장에서 떠나있을 경우 금전적인 손실 뿐만 아니라 경력 관리에 있어서도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장과 남편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2세 반 된 아이를 둔 포머렌 부사장은 "회사가 나를 계속 고용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한 나도 가능한 한 이곳에서 오래 근무할 예정"이라면서 "이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 "육아와 집안일에 있어서는 남편과 짐을 나누고 있다"면서 "파트너로서 가끔씩은 집안일의 80%도 부담해주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직업을 계속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윌리엄스 소장은 또 요즘과 같이 이혼율이 높은 시기에 언론이 결혼 여부를 배제한 채 ´선택적 이탈´을 보도하는 행태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직장여성들이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이 전문직 여성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처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로 인해 이 사안이 공론화되기 어렵다면서 "노조는 자녀를 둔 직장여성 문제가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녀를 둔 직장여성을 위해 유급휴가 및 병가, 초과 근무 제한, 수준있는 보육시설과 근무환경 유연성 확보 등 사회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포머렌 부사장은 "융통성 있는 근무표를 마련하면 모든 사람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왜 좋은 직원을 포기하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