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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가늘고 길게 살자] 배우자 직업 선호도 큰 변화2006-07-27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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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배우자 직업 선호도를 보면 시대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연세대 취업정보실 김준성 부실장이 지난해 발표한 ´우리나라 직업의 변천사´ 논문에 따르면 전통적인 인기 직업은 역시 공무원이다. 공무원의 인기는 해방기에도 높았다. 당시는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할 정도로 산업기반이 취약했던 터라 공무원과 은행원이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혔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종합상사 무역맨, 가발 디자이너, 자동차 엔지니어 등 수출 역군들이 결혼적령기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수출 주도형 성장이 가속도를 내면서 민간분야에서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난 덕분이다. 김 부실장은 "권위주의 시대에서 산업화 시대로 넘어오면서 인기 직종도 공공부문보다는 민간부문으로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외환위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직업 선호도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배우자 선호직업 조사결과를 보면 96년까지만 해도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혔던 대기업 사원이 외환위기가 닥치자 보수가 좋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문직에 자리를 내줬다. 공무원은 비록 박봉이지만 안정성을 등에 업고 그 뒤를 이었다. 2000년 벤처 열풍이 불면서 정보기술(IT) 관련직이 상종가를 친 것을 제외하고는 항상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 선호도 1위였다. 이 무렵 공무원 선호도는 5위권으로 잠시 주저앉았다.

그러나 2004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공무원ㆍ공기업 직원의 인기가 다시 1위로 뛰어올랐다.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뛰어난데다 주5일제를 계기로 많은 보수보다는 삶의 여유와 생활의 질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여성들의 인기 직종으로만 여겨졌던 교사가 신랑감 직업 선호도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

한편 남성들에게 최고의 배우자감은 단연 교사다. 96년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여교사는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어서 오래 전부터 남성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최근의 인기는 사회적 존경보다는 다른 직종에 비해 근무여건이 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무원, 공기업 직원, 교사 등의 인기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가 2006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배우자 직업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남학생은 교사_공무원_회사원 순이었고, 여학생은 의사_공무원_사업가 순으로 꼽았다.

김 부실장은 "요즘 학생들은 야성을 잃어 버린 채 안정적인 직장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공무원과 교직사회도 경쟁체제로 변하고 있는 만큼, 조직의 시스템에 기대기 보다는 개인의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출처 : 한국일보 기획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