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직원 30명 모집에 1300명 운집
경쟁률 43대1..안정적 일자리 큰 매력
금융감독원이 즐거운 비명이다. 구직자들 사이에 안정적인 일자리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어서다.
얼마전 실시한 경력직 채용에는 30명 모집에 1300여명이 몰려 무려 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인력개발 및 인사관리(HRM/HRD), 리스크관리/파생금융상품, 정보기술(IT)/전자금융, 외환/국제금융 등 7개 분야에서 30명 내외의 경력직 직원을 채용한다고 공고한 이후 서류접수를 받은 결과 1300여명이 지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따라 "서류접수 결과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 서류전형 합격선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합격자 발표일을 좀 늦춘 상태"라고 말했다.
이같은 경쟁률은 지난 2월 경력직 채용시 기록했던 8대1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당시 리스크관리/파생금융상품, 보험/연금계리 등 9개 분야에서 37명의 전문인력을 채용한다는 공고에 290명 정도만이 원서를 냈다.
이처럼 경쟁률이 훌쩍 뛴 것은 경력직 모집에서 자격요건을 예년에 비해 완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경력직 채용에서는 분야별로 자격요건이 다르기는 했지만 해당분야 업무경력이 5년이었고 짧아도 3년은 돼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 분야 경력요건을 일괄적으로 2년으로 낮춘 것.
이와 함께 공고기간을 기존 1주일에서 2주일로 늘리고 취업포털 사이트를 통해서도 홍보한 것도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과거에는 방문 및 등기우편를 통해 서류를 접수해야 했지만 이번 경력직 채용부터 인터넷 접수를 실시, 접근성을 높인 것도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요즘 취업트렌드를 적나라하게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자리보다는 좀더 안정적이고 편안한 자리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물론 금감원 경력직은 3년 이내에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3년간 근무 성적이 양호한 경우에만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조건이어서 안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이직률이 높은 금융기관보다는 낫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에 있을 동안은 신분보장을 받는 데다 아무래도 일반 기업보다는 업무강도나 스트레스 정도가 약할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라 지원자가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융기관을 지휘감독하는 기관이다보니 금감원 출신이라면 일반 기업체에서 우대하는데다 금융권 주요 보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모집에서는 금융관련 분야보다는 IT분야에 지원자가 몰렸다"며 "IT 분야의 고용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