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청년실업 신조어 분석자료 부총리에 보고
20대 90%가 백수?.."NO! 20대 백수는 10%도 안돼"
재정경제부가 청년실업에 무척 예민해졌다. 대학졸업생을 중심으로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백수들의 한탄을 풍조하는 신조어가 난무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도 모자라 `이구백`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이구백`은 20대 90%가 백수라는 뜻.
심각한 청년 실업난을 반영하는 이 같은 신조어가 급속히 번지자, 재정경제부 인력개발국에서는 화들짝 놀라 정말 `이구백`이 맞는지 검증에 들어갔다.
재경부가 내린 결론은 `이구백`이 아니라 `이일백`에 불과하고, 학생을 포함해 최대한 `백수`의 범위를 넓히더라도 `이사백`수준이라는 것.
재경부의 설명은 이렇다. 지난해 군인과 교도소 수감자, 외국인을 제외한 20~29세 생산가능인구는 2005년 687만4000명이다. 이중 취업자 수는 420만7000명으로 생산가능인구의 61.2%를 차지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20대의 10명중 6명은 취업상태라는 것이다.
20대 실업자 수는 35만2000명으로 5.1%에 불과하다. 20대 실업자가 10명 중에서 1명(0.5명)도 채 안되는 것일까?
여기에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일하지 않거나 구직활동을 하지않는 비경제활동인구 231만6000명(33.7%)를 감안해보자. 비경제활동인구에는 학생과 주부, 구직포기자, 취업준비생 등이 모두 포함돼있다. `백수`의 개념에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를 합치면 20대 생산가능 인구 중 백수는 38.8%를 차지한다. 학생이나 주부를 취업하지 않은 백수로 쳐도 10명 중 4명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엄밀히 따져 비경제활동인구 중 학생 약 70%, 육아·가사 약 10%를 빼고 취업준비생 10%(23만명 가량)만 백수로 넣는다면, 취업준비생과 실업자는 58만2000명으로 생산가능인구의 8.4%에 불과하다. 따라서 20대 10명중 1명(8.4명)이 백수인 `이일백`수준이라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또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진학률이 높고, 군복무 의무라는 특수성이 있어 20대 경제활동인구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재경부 인력개발과는 이같은 내용의 `20대 고용현황 분석`을 최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실업률은 7.7%로, 매년 6월만 보면 지난 99년 10.3%를 기록한 이후 7년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6월 중 취업자 수도 405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비 18만4000명 감소했다. 연령계층별로 전년동월비 취업자 수가 감소한 계층은 15~19세와 20~29세 밖에 없다.
이 같은 청년 취업자 감소는 6월만의 일이 아니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청년 인구가 점차 줄어든 탓도 있지만 20대 취업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지난해 20대 취업자 수 420만7000명도 86년이후 최저치.
재경부는 20대 백수 범위를 최대한 잡아봤자 `이사백`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청년 실업은 `이구백`에 더 가깝다.
출처 : 이데일리 하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