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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졸 이상 인력 절반이 하향 취업하는 사회2006-07-05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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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가 2001~2006년 중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 1019명에게 ‘맡은 업무를 하려면 대학 교육을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절반 이상이 그렇지 않다(28.2%)거나, 보통(25.8%)이라고 답했다.

미취업자까지 포함하면 학력 과잉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말 계약직인 서울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징수원 5명을 뽑는데 학사 44명, 석사 3명이 지원한 게 알려져 세인을 씁쓸하게 한 바 있다.

환경미화원 모집에 대졸자가 몰리고, 9급 공무원시험 합격자가 죄다 대졸자라는 건 새삼스런 얘기도 아니다. 일하지 않거나 걸맞지 않은 일을 하는 고학력 젊은이들이 넘친다. 1990년 33.2%이던 대학 진학률이 2004년에 81.4%로 높아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물론 국민의 학력이 높다는 게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대학 교육은 직업 교육 이상의 구실을 한다. 풍부한 고학력 인력이 한국 국가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자산이긴 하지만 너무 큰 비용을 치르는 게 문제다.

자녀 교육비는 고령화로 길어진 노후생활 준비를 어렵게 해 복지 비용도 높이고 있다. 기업은 신규 채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경기침체에 이어 고학력자 과잉을 꼽기까지 한다. 직업 기대치와 현실 간 괴리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취업난을 가중하는 악순환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고학력자를 줄이면서 고학력자 일자리를 늘리는 게 궁극적 해법이나, 얽히고설켜 꼬인 실타래를 풀기가 어렵다. 대학 정원을 줄이는 것도 방편이지만, 대학에 갈 수요를 줄이지 않으면 또다른 문제를 낳는다.

우선은 독일 등 유럽처럼 대학을 굳이 안 가도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학력으로 뽑는 게 아니라 일자리에 맞는 사람을 뽑는 채용 관행이 자리잡아야 한다.

노동시장 수요에 맞춰 대학 교육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높아진 생산성이 고학력자 수용 능력 확대로 이어지게 하는, 산학 연계 체제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낙오자처럼 인식되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로는 쉽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들이다. 결국 정부는 물론 각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길밖에 없다. 무의식중에 ‘몇 학번이냐’고 묻는 풍토부터 바꾸는 것도 작지만 큰 걸음일 수 있다.

출처: 한계레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