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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일자리 質 추락… 1~5위가 사무보조·학원강사200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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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양민 선임기자의 ´대졸 취업시장´ 탐구
대학 진학률 83%… 고학력 실업자만 양산
괜찮은 직업, 선진형 산업보다 제조업 치중

5·31지방선거에서 여당·야당 후보들이 가장 열심히 외친 선거 공약(公約)은 일자리 창출이었다. 출마 후보들이 약속한 일자리를 단순 합계만 해도 400만개가 넘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주장처럼 일자리는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자리는 국내에서 연간 50만~60만개를 만들면 많이 만드는 축에 속한다. 연간 7%대의 고도 경제성장을 하던 1980, 90년대만 해도 우리에겐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2003년부터 우리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능력은 급속히 떨어졌다. 2002년 59만7000개가 만들어졌던 새 일자리는 2004년 41만8300개, 2005년 29만9000개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박사는 “정부가 기업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되살리지 않으면 당분간 ‘괜찮은 일자리’는 물론이고, ‘보통 일자리’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괜찮은 일자리는 그 기준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취업전문가들은 대체로 대졸 평균초임의 120%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괜찮은 일자리는 매년 5만개 가량 창출되고 있으며, 그중 약 50%(2만3000개)를 10대 재벌기업이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괜찮은 일자리는 또 ‘선진형 산업’이라는 금융·유통·통신·의료·법률 등 서비스업보다는 아직 제조업 쪽에서 주로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4500개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으나, 같은 계열사인 삼성생명은 이보다 훨씬 적은 200개, 삼성카드는 5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대형 유통업체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191개, 73개의 대졸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쳤다.

한국고용정보원 김한준 박사는 “앞으로 일자리를 늘리려면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불가피하나 빠른 시일 내에 금융·유통·의료 산업에서 고급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단일기업으로는 삼성전자(4500명)가 지난해 가장 많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냈고, 다음이 LG전자(2500명) 현대자동차(1600명) 순이었다. 대졸 정규직 사원들의 초임(初賃)을 보면 10대 재벌 계열사가 2600만~3000만원, 20~30대 재벌기업이 2200만~2900만원, 공기업이 2600만~2900만원, 금융기관이 2900만~3200만원 선이었다.

취업전문가들은 대졸자 취업난을 해결하려면 ‘과잉교육’의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83%에 달한다. 일본(45%) 미국(63%) 영국(71%)에 비해 너무 높다. 직업능력개발원 이상돈 박사는 “새 일자리 수보다 더 많은 대졸자가 쏟아져 나오다 보니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일자리의 질(質)도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취업한 일자리를 보면 ‘과잉교육’의 현실을 알 수 있다. 1위를 차지한 대졸자 일자리는 일반행정사무원, 2위는 사무보조원, 3위는 문리·어학계 학원강사, 4위는 경리사무원, 5위는 예능계 학원강사, 8위는 마케팅 관련 사무원이었다. 직업 이름은 그럴 듯하지만, 하는 일의 내용은 딴판이다.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민원서류를 발급해주고, 사무실에서 서류 복사하고, 차 심부름하고, 전자계산기를 두드리고, 학원에서 시간강사를 하고, 상점에서 물건을 파는 일이다. 월 100만원에서 170만원을 받는 일자리가 대부분 이런 직군이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중졸·고졸자가 하던 술집 웨이터, 중국집 배달원,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까지 대졸자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라며 “고교 졸업생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대졸자들이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자원 낭비”라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