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KOREA / 제13차 국민보고대회◆
매일경제와 머서매니지먼트컨설팅(Mercer)은 제13차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핵심인재들이 모이는 창조적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지난 12차 보고대회에서 제시한 ´창조적 국가로의 전환´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재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전략으로 국가와 기업 모두 핵심 인재의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4%로 끌어올릴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핵심 인재는 전체 경제활동 인구 약 2000만명의 2%인 40만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국에 인재가 부족한 것은 우수 인재가 해외로 나간 뒤 돌아오지 않고 외국에서 핵심인재를 데려오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족한 인재를 확보하는 방법으로는 각 분야에 경쟁원리를 적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초ㆍ중ㆍ고교는 물론 대학과 학과 간에도 경쟁을 도입해 교육의 수준을 높여야 핵심 인재 후보군을 경제 전반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에서도 연공서열 대신 능력을 기반으로 한 경쟁의 원리를 통해서만 핵심 인재를 발굴ㆍ육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치열한 인재확보 전쟁
전세계가 인재 확보를 위해 뛰고 있다.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들까지 정부 지도자가 나서 공격적인 인재확보 전략을 밀고 나간다.
세계 인재의 블랙홀로 불리는 미국에서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인재에 국운이 걸려있다며 국내인재 육성과 해외인재 유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올해 연두교서를 통해 밝힌 ´미국 경쟁력 제고 구상(American Competitiveness Initiative)´에서 물리학 등 기초학문 교육 강화를 위해 향후 10년간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부활을 꿈꾸는 일본에서는 외부인재, 특히 아시아 인재 수혈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아시아 출신 인재를 흡수하기 위해 현재보다 2배가량 많은 월 30만엔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아시아 인재기금´을 설립했다. 또한 기업의 인력 채용에서 국적에 따른 제한규정을 철폐하는 등 세계 2위 경제대국에서 인재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정부 수뇌부가 발벗고 나섰다. 후 주석은 정치국 29차 집단세미나를 통해 "발전을 위해서는 인재가 제1자원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수억 명의 고급 노동자, 수천만 명의 전문 인재, 다수의 혁신형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미 2003년부터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공개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또 귀국 인재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거 및 자녀교육 등 모든 분야를 관리하고 있다.
◆ 한국의 인재수지 적자
그러나 이에 비해 한국은 인재수지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 우수인재를 키우기도 어렵고 해외로 나간 인재는 쉽사리 돌아오지 않고 있다. 또한 해외 인재를 유치하는 것도 어렵다.
평준화 교육은 핵심인재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평준화교육 때문에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인재 후보군의 실력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가 이ㆍ공계 입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학(數學)능력 시험에서 입학생의 성적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특히 상위 5%의 성적이 빠른 속도로 하락해 서울대학교가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심각성을 경고할 정도다. 또 입학생의 부족한 실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서울대에서는 기초 수학 과정을 개설했다.
이런 현상은 대학 교육의 부담을 높였고 결국 대학 졸업생의 수준 저하를 낳았다. 지난해 경총 조사에서 신입사원의 업무수행 능력에 만족한다는 기업의 비율이 26%에 그쳤다. 또 기업이 신입사원 교육을 위해 1인당 평균 6200만원을 지출한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해외유출 인재는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많다. 매일경제와 머서매니지먼트컨설팅은 현재 외국에 살고 있는 대졸 이상 한국인은 전체 인구의 0.35%로 미국(0.15%), 일본(0.2%)보다 높다는 점을 밝혀냈다.
◆ 경쟁원리 도입이 필수
한국사회가 인재수지 적자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평준화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한국이 직면한 인재 부족의 원인은 교육 평준화를 비롯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평준화의 덫 때문이란 설명이다.
학교 교육에서는 평준화로 인해 우수한 인재가 육성되기 어려울 뿐더러 전반적인 교육수준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 교육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대학에서는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해지고 이에 따라 전문화 교육에 힘을 쓰기 어려워지고 이는 결국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의 업무 수행능력 부족으로 이어졌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평준화로 인한 피해가 기업의 부담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출처 : 매일경제신문 장광익 기자 / 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