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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게임 기획자는 이런 직업> 김동건 넥슨실장2006-04-10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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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장서 아이디어.의사소통 총괄"
채용때 게임제작 경험.취미.개성 중시

넥슨 역삼동 본사에 위치한 게임 개발 부서 ´데브캣 스튜디오´. 백여 명의 스태프들이 각자 컴퓨터로 자기 일 하기 바빠 옆 사람과 말을 나누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각종 아이디어 회의로 떠들썩한 제작 현장을 기대한 기자에게는 ´너무´ 조용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이 곳에서 제작 관련 아이디어는 ´광속´ 수준으로 팀원들 사이를 오간다. 웬만한 의사소통은 e-메일과 메신저로 해결하고 정식 미팅은 별도로 마련된 회의실에서 하기 때문에 겉으로 표가 안 날 뿐이다.

김동건(31) 데브캣 실장은 이런 ´정중동´(靜中動) 커뮤니케이션을 현장에서 총괄하는 것이 바로 게임 기획자라는 직업이라고 소개한다.

"게임 아이디어는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나 모든 팀원이 다 내놓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다른 직종이 이해하도록 효율적으로 설명하는 게 기획자의 일이죠. 그래서 기획을 하는 사람들은 의사 전달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말만 잘해서는 안된다. 머릿속에서 나온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글과 그림 등을 통해 게임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 지를 ´프레젠테이션´ 해야 한다.

직접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특정 아이디어를 실제 게임 화면으로까지 만들어 보이기도 한다.

◇ "내 게임 만드는 맛에 산다" = 이처럼 팀원들을 일일이 납득시켜가며 제작 현장을 이끄는 일은 고될 수밖에 없다. 게임이 시원찮게 나오면 제작팀 전체로부터 책임 추궁을 받게 된다.

"기획은 하는 일이 많아요. 게임의 난이도를 조정하고 전체적인 품질 확인까지 맡습니다. 팀 전체를 조정하는 일이라 정신적 압박이 큽니다. 게임이 기획안에 못 미치고 재미가 없으면 다른 스태프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되는 거죠"

이 같이 ´여기저기서 치이는´ 일이지만 기획자들은 자기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욕에 산다. 경력을 쌓아 프로젝트 전체를 이끄는 디렉터(감독)가 된 뒤 자신의 이름을 내건 게임을 내놓겠다는 꿈이다.

"기획자가 디렉터가 되면 제작을 총괄하는 일을 맡는 직종인 만큼 게임이 밸런스가 안정되는 등의 강점이 있습니다. 대신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 등 다른 직종도 얼마든지 디렉터를 할 수 있어 기획자만의 장점과 리더십을 계속 닦아가는 게 중요하죠"

김 실장은 인기 RPG(롤플레잉게임) ´마비노기´의 디렉터다. 고교 시절 컴퓨터 프로그래밍 특기자로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입학했지만 게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산업디자인학을 공부했다.

대학 2학년 때 과 동기와 슈팅게임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모두 5편의 게임을 기획, 제작했다. 마비노기는 그가 넥슨에 경력직 디렉터로 입사한 뒤 맡은 첫 프로젝트다.

"일이 힘들어도 현재 만들고 있는 게임을 볼 때면 하루의 피로가 날아갑니다. 이렇게 게임 만드는 재미에 빠져들 수 있다면 기획 일도 꼭 한번 해볼 만한 일이죠"

◇ "제작 경험과 개성이 중요" = 김 실장은 기획자가 되려면 직접 게임을 만들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데브캣 스튜디오의 기획자를 뽑을 때도 지원자가 실제 게임 제작 경험이 있는 지를 꼼꼼히 따진다.

각자 일이 바쁜 제작 현장에서 신참에게 실무를 세세히 가르쳐주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게임을 직접 만들면서 기획의 실무를 익힌 ´준비된´ 인재들에게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시중의 학원에서 기획자 수업을 들으면 기본에 도움은 되겠죠. 하지만 게임을 실제 만들어 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아무리 조악한 아마추어 게임이라도 제작 경험이 있으면 채용에서 그만큼 플러스가 되죠"

기획자는 작품의 전반적인 개념과 스토리를 잡는 일을 하는 만큼 개인의 다채로운 경험도 중요하다.

게임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기획자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일을 작품 속에서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마비노비는 몬스터와의 전투가 내용의 대다수인 기존 RPG 게임과 달리 사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통해 요리나 아르바이트 등 여러 ´일상 활동´을 즐길 수 있어 관심을 끌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재미를 게임에서 더 잘 살리지 않겠습니까. 유럽을 무대로 하는 게임이라면 그 지역에서 오래 살거나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을 기획자로 더 우대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