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생끼리 동고동락…정보공유등 학습 극대화
똑같은 목표를 가진 취업준비생끼리 취침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함께하며 지식과 정보를 공유해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생활스터디`가 새 학기 새로운 풍속도로 떠올랐다.
이는 인터넷 문화가 발달한 이후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화된 2000년 이후 대학가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단초로 평가되기도 한다.
언론사 취업을 준비하는 이상협(28ㆍ고려대 졸) 씨는 매일 아침 9시까지 모교 도서관으로 향해 다른 구성원들과 서로 출석 체크를 한다. 지각이나 결석을 했을 시에는 어김없이 벌금을 내야 한다. 낮 12시까지는 함께 글을 쓰고 토론하는 등 모여서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밤 10시까지 각자 공부를 한다. 스터디 규율상 밤 10시 이전에 나오려면 역시 벌금을 내야만 한다. 물론 점심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잡담을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스터디에서 출발한 `생활스터디`는 교사 임용고시, 세무사, 7급 공무원, 언론사 준비생들은 물론 일반 기업체 입사와 토익 점수 올리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cafe.daum.net/publiccom)` 등 포털사이트에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인터넷 카페에는 `생스(생활스터디의 줄임말) 구해요`라는 내용의 글들이 매일 등록되고 있다. 또한 의ㆍ치학 전문대학원 진학을 위한 시험인 DEET나 MEET 수험생들, 기업체 입사나 어학 점수를 올리기 위한 학생들까지 생활스터디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박원일(28ㆍ연세대 사학과) 씨는 "취업을 위해 토익 고득점은 필수적인데 평소 의지가 약한 편이라 아예 하루종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생활스터디에 가입했다"며 "혼자 공부할 때나 잠깐 모여서 스터디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학습효과도 좋지만 외로운 취업준비기를 이겨내고 생활파트너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도 잘 활용되고 있다.
실제 대학교 홈페이지 등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같이 밥먹을 사람을 구한다`는 이른바 `밥터디` 구인공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어떤 시험을 준비하느냐는 상관이 없다.
행정고시 준비생인 유모 씨는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생활스터디를 구하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손영우 교수는 "대학 사회에 개인주의가 팽배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관계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다"며 "생활스터디와 같은 방식을 통해 수험생활 속에서도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출처 : 헤럴드경제 하남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