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Zoom-up 가고싶은 직장 미리보기] ⑪ 르노삼성
프랑스·일본·한국 문화 결합 다국적 분위기
하루 세차례 영어수업 … 어학 잘해야 인정받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은 이달 초 잔치를 열었다. 주야 2교대 생산 시스템을 갖춘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그동안 내수에 치중하느라 주간 근무만 했으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르노삼성차는 처음으로 대규모 수출차량을 만들기 위해 생산 라인을 풀가동해야 한다. 르노 그룹이 르노삼성의 준중형 모델인 SM3에 닛산브랜드를 붙여 해외 시장에 내놓기로 한 글로벌 판매전략에 따른 것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수출용 SM3 3만 대를 생산한다. 이를 위해 부산 공장에서만 500여 명을 채용한다. 신원기 부사장(제조본부장)은 "수출 차량 생산체제를 갖춘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의 2~3년차 사원들이 SM5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들은 “세계 시장을 보고 일하는 젊은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정동 기자]
◆글로벌 역량 강화=2000년 9월 르노그룹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해 설립한 회사가 르노삼성차다. 르노삼성차의 지분은 르노그룹(80.1%)과 삼성(19.9%)이 나눠 갖고 있다. 삼성의 계열사는 아니지만 브랜드 사용 계약을 해 ´삼성´의 로고를 그대로 쓰고 있다. 또 르노는 닛산의 대주주(44%)이고 닛산은 르노의 지분 15%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제휴를 한 르노는 세계 4위권의 자동차 그룹을 일궜고 르노.닛산.르노삼성은 자동차 플랫폼을 같이 쓰는 등 글로벌 전략을 함께 짠다. 르노삼성차가 닛산의 브랜드로 해외 수출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르노그룹 카를로스 곤 회장은 최근 "2009년까지 진행될 26개 신차 프로젝트 중에서 르노삼성이 3개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내년에 발표될 르노그룹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개발 중이다. 또 르노 그룹은 자동차연구부문의 일부를 한국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이 르노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발돋움한 것이다. 지난해 SM3를 내놓아 생산차종이 SM5, SM7 등 3개로 늘었다. 지난해 GM대우를 제치고 현대.기아에 이어 내수 판매 3위 업체에 올랐다. 지난해 2조1900억원의 매출에 12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4년 연속 흑자를 올렸다.
◆올해 인력 20% 늘린다=연구개발(R&D) 부분의 핵심 인력을 포함해 분기별로 인력을 많이 확충한다. R&D인력과 생산.영업.관리 인력 등 모두 1000명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이는 기존 임직원(5800명)의 20%에 가까운 규모다. 올 1분기에 부산 공장 인력을 중심으로 연구.영업.관리직 등 530명을 충원한다. 2분기에는 연구 인력을 중심으로 영업.관리직 등 270명을 뽑는다. 3분기에는 영업직을 중심으로, 4분기에는 관리직을 중심으로 100명씩 충원할 계획이다. 제롬 스톨 초대 사장에 이어 2월에 취임한 장 마리 위르티제 사장은 "성공적인 기업에서 일하고 싶거나, 진짜 멋진 차를 만들어 보고 싶은 꿈이 있는 젊은이라면 누구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입사 7~8년차인 과장급은 르노그룹의 연구소에서 일하는 등 해외근무 기회가 적지 않다. 특히 르노-닛산 동맹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늘 전망이어서 프랑스.일본과의 인력 교류가 더욱 활발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회사 분위기는 ´다국적´이다. 프랑스의 르노, 일본의 닛산, 그리고 삼성의 문화가 결합돼 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열린 분위기다. 또 그에 걸맞게 진취적이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 영어 등 외국어 실력이 뛰어난 인재를 중용한다. 르노와 닛산에서 파견된 외국인 직원 30여 명은 서울 중구 본사와 경기도 기흥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출근 전 새벽, 점심 시간, 퇴근 후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영어 교육을 한다. 회사 측은 "´르노-닛산´ 동맹 체제 아래 진행되는 신차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프랑스.일본의 선진 기술을 보다 빨리 익힐 수 있다"며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중앙일보 김승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