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인재 없나요?/메리어트 호텔
천상천하 유아독존! 몇년 전 인기를 끌던 개그 프로의 유행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뛰어난 인재를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최고 학부, 최고 경력,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지존’ 스타일의 인재는 부담스럽다.
최근 여러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호텔리어(호텔 종사자)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호텔은 공채가 아니라 공석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인재를 채용하는데, 차세대 호텔리어 지원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습득한 지식으로 무장하고 면접을 보러온다. 그러다보면 자칫 넘쳐서 모자르니만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유난히 친근감을 과시하는 지원자의 경우가 그랬다. 호텔이라는 서비스업의 특성상 고객의 얼굴이나 특징을 잘 기억하는 것은 필수지만 그는 면접실에 대기하고 있을 때부터 지나치게 능수능란했다. 대부분의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편인데 그는 인터뷰 중에도 면접관의 이름과 직함을 다섯 차례 이상 불러 당황시키곤 했다. 지나치게 굴리는 발음과 유학 경험을 부풀려서 포장한 것도 감점의 이유였다.
반대로 소시적부터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꾸준히 한 곳만을 보고 달려온 지원자들은 나를 감동시키곤 한다. 5년 전 고3 조리부 실습생으로 인연을 맺었던 학생을 취업 면접의 자리에서 반갑게 해후했던 적이 있다. 조리에 뜻을 두고 조리고등학교로 진학했던 당찬 여학생이었는데, 대학을 마치고 우리 호텔에 지원을 했고, 실습 당시의 훌륭한 평가와 아울러 뛰어난 면접 결과로 당당히 합격해서 더욱 기뻤다. 이렇게 목적의식이 뚜렷한 지원자들이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면접관들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간혹 자신감과 ‘오버’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지원자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난 자신감있게 인터뷰 했는데 왜 떨어졌을까? 답은 십중 팔구 자신감이 너무 넘친 것이다.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면접관으로 앞에 앉아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 두자. 아울러 지원하는 직종에 맞는 인재상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모습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최상의 면접방법이기도 하다. 어떤 기업이건 부담스러운 지존보다는 조직에 잘 융화할 수 있고 업무에 만족하면서 최고의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적합한 인재를 선호한다는 점도 기억하자.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인사부 이동주 차장
출처 : 한겨레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