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채용' 추세에 역행… 논란일 듯
삼성그룹이 올 상반기에만 3000명 이상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도 지원자격을 올해 졸업자 및 올 여름 졸업예정자로 정해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삼성은 7일 “고용 확대를 통한 사회 기여 차원에서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리기로 하고 계열사별로 원서 접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상반기엔 대졸 신입사원 2400여명을 뽑았다. 삼성은 오는 13일까지 그룹 채용사이트(www.dearsamsung.co.kr)를 통해 입사 지원서를 받은 뒤, 다음달 직무적성검사와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은 특히 이번 채용에서도 ‘취업 삼수(三修)’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고 ‘인재 독점’이라는 비난의 소지를 막기 위해 지원 자격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2월 졸업자 또는 올여름 졸업 예정자’로 한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수 이상 대상자에 대해 응시를 제한하는 것은 국내 인력 시장의 교란을 막기 위한 조치”라면서 “삼성 입사 시험철만 되면 직원들이 일을 안 한다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불만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의 이 같은 입사 자격 제한 방침은 최근 공기업,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열린 채용’과는 반대여서 계속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열린 채용’이란 채용 때 학력·연령·성별 등의 자격 제한을 없앤 것을 말한다. 한전, 수자원공사, 한국은행, 외환은행 등은 최근 들어 입사 희망자의 학력과 연령 제한을 없앴다. 따라서 응시자의 졸업 연도를 제한한 삼성측의 조치에 대해 구직자들은 “다른 기업 입사자들의 삼성 지원을 막기 위해 미취업 상태에 있는 기졸업자의 응시 자체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삼성은 특히 올 하반기 공채부터 ‘최소한의 영어 회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지원자는 다른 분야의 자격 요건에 상관없이 모두 불합격 처리할 방침이다. 상반기 공채 때는 이 같은 방침이 적용되지 않는다.
출처: 조선일보 김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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