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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옛날 직장 생각 빨리 버려라 .2005-08-03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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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평생직장'의 신화가 무너지면서 일터를 옮기는 직장인이 많아졌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인력 이동 사례가 눈에 많이 띈다. 대기업은 가능성 있는 인재를 중소기업에서 발굴하기를 원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관리자를 선호한다. 대개 높은 연봉을 조건으로 스카우트가 이뤄진다. 그러나 새 직장에 출근하자마자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헤드헌터들이 전하는 말이다. 기업의 규모 차이에서 오는 업무 환경, 기업 문화 등의 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헤드헌팅 전문업체인 브리스캔영 어쏘시에이츠(www.briskyong.com) 유재호 대표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새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대표에게 이런 경우 흔히 겪는 어려움의 유형을 들어봤다. 각 유형 뒤엔 유 사장의 조언을 첨가했다.

대기업 -> 중소기업

*** 불합리한 기업환경에 조급증 내지 말라

대기업 시스템통합(SI) 업체에서 일했던 권모(35)씨는 보안 컨설팅 전문업체의 컨설팅팀장으로 스카우트됐다. 중소기업으로 옮기면 자신의 역량을 대기업보다 더 발휘할 수 있고, 일찍 관리자 경력을 쌓을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출근 첫날 김 팀장은 황당했다. 매뉴얼이 갖춰져 있지 않아 업무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대기업에선 사업 혹은 팀 단위로 예산이 넉넉하게 배정됐지만, 중소기업에선 업무 추진 비용을 쓰는 데 제한도 많고 금액도 충분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창업주인 사장은 업무를 아직도 직접 챙겼고, 팀장을 거치지 않고 팀원에게 지시를 내리기 일쑤였다. 고민 끝에 김 팀장은 퇴사하고 다른 대기업에 들어갔다.

◆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것은 도전이다. 응전의 첫 단계는 중소기업 문화와 메커니즘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보통 대기업 출신들은 불합리한 기업환경을 고치는 데 힘을 쏟는다. 이런 작업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빨리 적응하고 성과를 내면서 점점 힘을 얻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 화려한 경력은 과거일 뿐

대기업 자금팀장인 김모(44)씨는 벤처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벤처기업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자금을 모으는데 김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금융권 인맥이 탄탄했고 기업설명회(IR), 해외사채 발행, 신디케이트론 등 경험이 풍부했다. 김씨의 자신감은 금세 무너졌다. 회사의 수익모델에 한계가 있었고 재무구조가 너무 취약해 펀딩이 벽에 부딪힌 것이다. 어느 정도 자금은 유치했지만 심한 마음 고생을 겪어야 했다.

◆ 대기업에서 거둔 성과를 과신하지 말라. 그 성과는 개인의 역량뿐만 아니라 브랜드와 팀워크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므로 대기업 시절 화려한 경력만 생각하고 중소기업에 무턱대고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개인의 능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 -> 대기업


***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사내 인맥 구축하라

벤처캐피털 애널리스트 김모(34)씨는 대형 증권사에 입사했다. 김씨는 줄곧 20명 내외의 인력을 갖춘 기업에서만 일해왔다. 김씨가 새 직장에서 직면한 어려움은 두 가지다. 그가 맡은 중소기업 컨설팅은 증권사의 기업금융부서를 지원하고 새 고객사를 늘리는 일이었다. 그러나 회사 차원의 지원은 적었다. 또 생각보다 조직이 경직돼 의사결정이 느렸다.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하고 싶었지만 다른 부서의 반대에 직면했다. 사업도 지지부진하고 일할 맛도 나지 않았다. 결국 팀은 다른 부서에 흡수됐고, 그는 작은 투자회사의 애널리스트로 돌아와야 했다.

◆ 대기업은 규모가 크다 보니 구성원 간 역학관계가 복잡하다. 부서 간 이기주의도 센 편이다. 기업에 따라 외부 영입파에 배타적인 곳도 있다. 권한을 많이 위임하는 중소기업에선 개인의 의사나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기업에선 조직의 힘을 빌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절히 사내 인맥을 이용해야 한다.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인맥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

중소기업에서 인사업무를 맡았던 이모(38) 차장은 대형 외국계 기업에 스카우트됐다. 이 차장은 대학원에 다니며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는 등 실력을 꾸준히 쌓았다. 그러나 새로 입사한 외국계 회사는 업무를 빨리, 그리고 여러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하기를 요구했다. 여기다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추는 서비스 마인드를 강조했다. 매트리스 조직이어서 직속 상사가 여러 명이었다. 이 차장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

◆ 시스템과 제도는 얼마든지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문제는 문화적인 차이를 얼마나 빨리 파악하느냐다. 대기업에선 기본적인 업무에서 중소기업보다 기대 수준이 높은 편이다. 특히 대형 외국계 기업에선 빠른 업무 처리를 중요시한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만큼 이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출처 : 중앙일보 이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