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학교·학과 분포 3년새 배이상 다양해져
1차전형 어학·자격증에 좌우되는 문제점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학력과 나이, 성별, 출신지 등 개인 신상정보를 따지지 않는 ‘열린채용’이 지방대생과 여성의 취업 기회를 크게 확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명문대’ 출신의 취업 점유율이 높아지고 토익 등 영어 성적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지는 부작용도 있어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사실은 본지가 2003년부터 ‘열린채용’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와 공동으로 2002년 이후 토지공사 신입사원 660명의 인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13일 이 분석 결과를 보면 2002년 신입사원 50명 중 지방대 출신은 14명으로 28%에 지나지 않았으나, 2003년 ‘열린채용’을 도입하면서 ▲2003년 35%(217명 중 76명) ▲2004년 36%(184명 중 66명) ▲2005년 41%(209명 중 85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토지공사는 2003년부터 입사지원서상 학력과 출신지역, 가족관계란 등을 없애고 이름과 주소, 토익·토플 등 어학성적, 자격사항만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는데, 어학성적 등을 제외한 개인 신상정보는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면접 과정에서 활용하지 않고 있다.
2002년 7명으로 14%에 지나지 않던 신입사원 중 여성 합격자 비율은 ▲2003년 18%(39명) ▲2004년 23%(43명) ▲2005년 25%(52명)으로 크게 늘고 있다. 32세 이상 취업자는 2004년까지 한 명도 없었으나 지난해 전체 입사자의 6%에 해당하는 13명이 입사했다.
신입사원 출신이 다양해지면서 출신학교·학과 분포도 ▲2002년 23개 대학·16개 학과에서 ▲2003년 51개 대학·44개 학과 ▲2004년 42개 대학·47개 학과 ▲2005년 50개 대학·55개 학과로, 3년새 배 이상 넓어졌다.
이와 함께 토지공사가 2002년 장애인고용 할당제를 도입한 결과 2002년 1명이던 장애인 신입사원이 지난해 5명으로 늘었다.
반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합격자 비율은 ▲2002년 12%(6명) ▲2003년 30%(65명) ▲2004년 18%(33명) ▲2005년 18%(38명)로 소폭 늘었다. 이는 ‘열린채용’이 다양한 출신에게 입사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실력 있는 지원자의 취업 기회도 넓혀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1차 서류전형에서 대학 성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어학성적과 자격사항만을 반영하다 보니 실무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어학능력이 뒤떨어져 필기시험조차 치르지 못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문자격증에 가산점을 주는 일부 채용분야는 회계사, 법무사, 기술사 등이 다른 지원자의 입사 기회를 원천봉쇄해 버리는 사례도 나타났다.
토지공사 인사팀 박용민 차장은 “‘열린채용’ 도입으로 여성 합격자가 늘면서 보상과 개발 등 현장 중심 업무에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지금까지는 차별없이 배치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나타난 일부 문제점은 우대채용이나 할당제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세계일보 박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