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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꽉막힌 취업문…청년백수들 해외서 '길'찾는다2006-01-31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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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업체 학력·성차별 상대적으로 적어
작년 1621명 진출…전년보다 3배나 증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 강의실에는 일본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대부분 일본어를 처음 배우는 30여명의 이 학생들은 10개월짜리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취업 대비 강의를 듣고 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강의가 이어지고, 이후에도 일부 학생들은 새벽 2시까지 남아 공부할 정도로 강행군의 연속이지만 중도포기자는 거의 없다. 이 기관 출신 학생의 취업률은 80% 수준이고 여학생은 90% 이상이다.

이곳에서 강의를 듣는 대학생 박영은(23·여)씨는 “해외 기업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연령이나 성별에 대한 제한이 적기 때문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컴퓨터 관련 학과를 전공했고 일본어도 어느 정도 배운 상태라 철저히 준비하면 일본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기화된 국내 경기 불황으로 인한 극심한 취업난으로 이같이 해외 취업문을 두드리는 취업 준비생이 늘고 있다. 특히 해외취업은 국내에서는 학력이나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지방대 출신 학생이나 여학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공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지난해 1621명으로 2004년 571명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출신 대학별 해외 취업자 수는 방송통신대가 36명으로 1위에 올랐고, 이밖에 전남대 20명, 전북대 17명 등으로 지방대 출신이 많았다.

광주 호남대학교는 6년째 30명 내외의 해외취업 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일본 취업을 지원했던 2001년만 해도 취업에 성공하는 학생이 전체의 절반에 못 미치고 취업했다고 하더라도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속출했으나 지난해부터 95% 이상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고, 중도포기자가 거의 없다.

호남대의 한 관계자는 “해외취업 준비반 운영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아가면서 앞으로 IT분야 외에 게임·애니메이션 쪽으로도 해외취업을 지원하고 호주나 미국 등 대상 국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취업으로 취업난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대학은 이 밖에도 대전 우송대(외식조리)와 경기 아주대(IT) 등 수십곳에 달한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 강의실에서 일본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일본어 강의를 듣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처럼 해외취업 지원이 늘고 있는 것은 여성이나 지방대 출신 학생 등 국내 취업시장에서 불이익을 겪는 계층이 상대적으로 차별이 덜하다고 알려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에 이어 최근 중국에서 국내 IT자격증이 통용되는 등 해외 IT분야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그러나 일부 해외취업 기관은 현지와 다른 조건을 내걸고 취업준비생을 모집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호주에서 웹프로그래밍 일을 하고 있는 김형민(26)씨는 “해외취업과 영어연수의 기회를 함께 준다는 ‘호주 인턴십’ 지원업체가 많지만 실제로는 청소나 설거지, 건축 현장일 등이 대부분이라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다”며 “호주의 IT 수요는 많지만 독립기술 이민자가 너무 많아 현지에서 대학교를 나온 자국민들도 취업하기 힘들고 초급자들은 설 자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해외취업 교육을 하고 있는 국내의 한 IT기관 관계자도 “해외취업자 중 인력파견 업체나 부실한 기업에 취업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피해사례가 종종 있다”며 “취업자 본인은 고급인력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지에서는 외국인노동자일 뿐이기 때문에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세계일보 백소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