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학원강사로 성공한 2인 이야기
“취직이요? 차라리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만질 수 있는 학원을 차리는 게 낫죠.”
서모(28)씨는 2003년 2월 대학 졸업 후 공익근무요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용돈을 벌기 위해 저녁에 학원강사로 일했다. 강의 경험이 없었던 데다 명문대 출신도 아니었지만 첫 시작부터 월 200만원 이상의 수입이 들어오자 자신감이 든 서씨는 같은해 6월, 그 동안 모은 돈으로 친구와 함께 경기 파주에 보습학원을 차렸다. 학원 설립 요건에 대한 까다로운 제한 규정이 없는 데다 땅값 비싼 강남이 아닌 곳에서도 충분히 학생들을 모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특히 자녀에 대한 교육비를 투자로 생각하는 국내 사교육시장을 고려할 때 최소 손익분기점은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창업에 한 몫했다. 사전 준비작업 없이 무작정 시작했던 탓에 첫 3∼4개월은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이후 학생들이 몰리면서 지금은 수강생 40여명에 월 순수입이 평균 600만∼700만원에 이른다.
서씨는 “학원 창업은 취업난 속에 자격증이나 특기 없이도 적은 돈을 투자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길”이라며 “돈을 버는 길이 보이긴 하지만 평생직장보다는 돈 때문에 했던 일이라 조만간 학원 문을 닫고 그 동안 모은 돈으로 공부를 다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이모(25·여)씨의 신분은 ‘부원장님’이다. 이씨는 대학 1학년이던 2001년부터 용돈을 벌기 위해 서울 송파에 있는 한 보습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졸업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취업난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데다 학원강사로 성공해 고수입을 올리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이씨는 강사로 남기로 결심, 지난해 11월 정식 강사로 임명됐다.
이어 최근에는 다른 사업 준비로 바쁜 원장으로부터 경기 분당에 생긴 분원을 맡아 달라는 갑작스러운 부탁을 받고 두달만에 부원장으로 승진했다. 이씨는 “취업에 대한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월평균 500여만원을 벌고 있는데 이렇게 돈을 벌다 보니 어지간한 직장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부원장으로 있는 동안 실무를 익혀 그 동안 모은 돈으로 올해 안에 이곳 분원을 인수하거나 아예 학원을 차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세계일보 김정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