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면접 20연패 끝 은행 입사
"하루에 원서 2-3군데 넣는 것이 내가 학교에 와서 하는 일의 전부였다. 절망과 좌절을 느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었다"
최근 조선대학교 취업지원본부가 주최한 취업수기 공모에서 1등상을 받은 조선대 환경공학과 4학년 김다행(28)씨.
A4용지 두장 분량도 채 되지 않는 그의 취업 성공기는 지방대생이 겪고 있는 취업난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이력서에는 토익 845점, 학점 3.94, 사무자동화(OA)자격증, 수질기사 자격증, 영어회화 가능 등등이 늘 적혀있었다.
나름대로 취업준비를 해왔다고 생각한 김씨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김씨는 4학년 2학기가 시작된 지난해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원서를 넣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서류면접에서 탈락한 것만 20번.
회사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컴퓨터 앞에서 멍하니 결과를 접해야 했다. 그래서 다들 공무원 준비를 하는구나 싶었다.
하루에 원서 2-3군데 넣는 것이 김씨가 학교에 와서 하는 일의 전부였다.
그러나 김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기존 취업 방법을 모두 바꿨다. 자기소개서 수정을 받기 위해, 추천서를 얻기 위해 학교 취업정보본부를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갔다. 물론 취업 박람회에도 빠지지 않았다.
마음을 비워서인지 아니면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을 고쳐서인지 그제 서야 조금씩 합격 소식이 들려왔다.
제약회사와 정수기 회사, 학교추천서를 받아 입사원서를 넣게 된 모 은행에서 서류 면접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면접´이란 또 다른 고비가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여름에 참여했던 취업스쿨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 면접관들의 눈에 띄어야 한다는 생각에 특별한 무기(?)도 준비했다.
접대를 많이 하는 제약회사 면접 때에는 종류별로 목 캔디를 준비한 뒤 면접관들에게 전달했고 정수기 회사 면접에 대비해서는 수질분석 방법을 확인하고 다른 정수기 회사들과의 비교 분석을 했다.
마지막으로 은행 면접을 위해서는 40일 정도를 투자했다.
금융상식 서적을 2권이나 독파했고 경영대 전공서적을 공부하는 한편 매일 최소 3개의 신문을 읽었다.
경영대 출신의 친구들에게 연락해 최근 금융계의 이슈나 동향에 대해서 물어보고 해당 은행의 최근 뉴스들을 모아 스크랩했다.
그런 노력끝에 은행에서 날라온 것은 최종 합격통지서였고 김씨는 이달초부터 그 은행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그렇다고 너무 자만하지는 말고 취업을 준비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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