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로 인사담당자 확~ 사로 잡아라"
“나는 왜 서류전형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실까.”
영어 점수나 학점 등 이른바 ‘스펙’은 괜찮은데 계속 서류전형에서 떨어지는 구직자들이 적잖다. 그렇다면 자기소개서에 대해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자신의 자기소개서가 매력적일까. 최근 기업들은 점차 자기소개서와 면접의 비중을 높이는 추세. 그만큼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취업의 첫 관문인 서류전형의 성패가 결정되고 있는 것. 자기소개서에 인사담당자들의 눈길을 확 끄는 마술이 필요하다.
◆“취업서류 콘테스트서 1등 먹었어요”
올 2월 안동대를 졸업한 권영민(27) 씨는 최근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달 '2007 대구경북 취업서류 콘테스트"에서 당당히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안동 농협에도 덜컥 붙어 1일부터 출근하게 된 것.
권 씨는 무엇보다 자기소개서(자소서) 작성에 공을 많이 들였다. 남들보다 스펙이 그리 뛰어나지 않아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3년 전부터 공기업 취업을 준비한 권 씨는 지원 서류를 낸 곳만 200여 곳에 이른다. 선배들로부터 서류는 가능한 한 많이 내보라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 권 씨는 “여러 곳에 서류를 내면서 회사마다 어떤 것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응용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취업시즌을 맞아 권 씨는 자신만의 자소서 틀을 완성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금씩 내용을 고쳐 원서를 내왔다는 것.
권 씨는 자소서에 될 수 있으면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많이 집어넣었다. “지난해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 외국 VIP를 에스코트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폴란드 친구들이 제가 한 명 한 명을 끝까지 책임지고 안내하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 내용을 자소서에 넣었죠.” 어찌 보면 사소한 거지만 그런 경험담을 통해 책임감 강한 자신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것.
또 권 씨는 한국전력에 지원할 때는 아무래도 회사에서 안전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포스코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내용을 집어넣었다. 권 씨는 “보잘것없는 분기구 청소지만 혹 소홀히 하면 안전에 치명적이라는 회사 직원의 말을 인용했다.”고 했다. 이를 통해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는 것.
권 씨는 자소서에 지원 직종과 관련된 여러 경험담을 담으면 면접에도 상당히 유리하다고 했다. 면접관들이 자소서의 내용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만큼 면접 준비도 수월해진다는 것. 권 씨는 “과거엔 스펙이 우선시되었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자소서와 면접을 점차 중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취업서류 이런 걸 염두에 둬라
취업담당자들은 취업서류를 작성할 때 무엇보다 자신이 지원하는 직종과 관련된 구체적인 경험이나 능력을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막연히 ‘능력이나 열의가 있다.’는 식의 표현보다는 과거 에피소드 중심의 사항을 많이 기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평소 '거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최정호 코잡 본부장은 “되도록 학창 시절 초반에 자신의 지원 분야를 정하고 학업 외에 지원 분야와 연관이 있는 아르바이트나 봉사활동, 자격증, 동아리 생활 등을 두루 경험해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서류 작성시 입사 동기와 지원 포부에 특히 정성을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이경미 대구종합고용센터 직업진로팀장은 “자소서에서 입사 동기와 지원 포부에 50% 정도, 나머지를 적절히 안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업담당자들은 자소서에 대해 기업들이 잘 보지 않는다는 인식은 구직자들이 쉽게 생각하는 오해 중 하나라고 했다. 실제로 대구종합고용센터에서 최근 대구지역 47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무려 35개 업체가 자소서를 끝까지 읽는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자소서는 취업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는 것.
그렇다고 내용을 너무 많이 기재하는 것은 피해야 할 사항. 자칫 인사담당자들이 지루해할 수 있기 때문에 A4용지 2, 3장에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해 자신이 별도로 소제목을 달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정호 본부장은 “이 밖에 지나친 한자어나 영어, 반복적 표현 등도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했다. 취업담당자들은 평소 노동부의 성취프로그램이나 각종 취업사이트의 개발 프로그램 등을 들으면서 감각을 키우고 자신만의 기본적인 자소서 틀을 만든 뒤 계속 수정해가는 것도 요령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매일신문<전창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