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강덕진씨(33)는 2일 종일 들떠 있었다. 바늘구멍 같다는 재취업에 성공, 3일 첫 출근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23전 123패.’ 지난해 8월 다니던 전자회사가 해외로 이전하는 바람에 졸지에 실직한 그는 넉달 동안 비슷한 직종의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으나 번번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강남종합고용센터.
강씨는 이 센터에서 마련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각종 취업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취업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결국 고용센터가 연결시켜준 모 통신부품업체에 재취업했다.
노동부가 전국 112곳에서 운영하는 고용안정센터를 통해 취업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곳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2003년 16만7천2백44명에서 2004년 20만5천8백24명, 지난해에는 29만5천21명으로 집계됐다.
◇맞춤형 프로그램=2일 강남고용센터. 취업의 벽을 뚫기 위해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취업상담이 새해 업무 시작을 기다렸다는 듯 아침부터 줄을 이었다.
이 강남센터의 강점은 토론방 프로그램. 청년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돌려읽고, 서로의 장·단점을 깨우쳐주며 취업전략을 함께 세우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29일 기자가 찾았을 때 15명의 참가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토론에 몰두하고 있었다. 간간이 박수소리와 웃음소리가 나왔다.
박소영씨(동국대 행정학과 4년)는 “이 프로그램은 적성을 파악한 뒤 부족한 점을 집중적으로 깨닫게 해줘 취업에 큰 도움이 된다”며 “토론과 게임 등 다채로운 방식이 흥미를 유발시킨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신문방송학과 4학년 원진연씨(25)도 “뚜렷한 취업대상과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며 “새해에는 취업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충만해졌다”고 설명했다.
50차례 도전 끝에 지난해 SK네트웍스에 입사한 김일태씨(27)는 “고용안정센터가 제공하는 다양한 면접기법을 활용해 단점을 극복했다”며 “취업에 관한 정보도 수시로 접할 수 있어 만족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취업한 경준식씨(27)는 “상실감과 청년실업에 관한 분위기에 휩쓸려 세상만 탓하지 말고 고용센터를 찾아 적극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용센터를 이용하려면=구직자는 노동부의 취업 전문사이트 워크넷(www.work.go.kr)을 이용, 전국 112개 센터 가운데 거주지와 가까운 곳을 찾아 신청하면 된다. 희망직종과 인적사항 등을 포함한 구직표를 작성하면 상담원과 면담을 거쳐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추천받는다.
취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청년층 직업지도 프로그램, 장기간 구직활동에 지쳐 취업의욕을 잃은 구직자를 위한 취업희망 프로그램, 면접이나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요령과 짧은 기간 희망을 심는 성취프로그램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이용은 무료다.
출처 : 경향신문 오승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