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이공대학 뉴테크디자인계열 05학번 송현영(21)
삼성SDI 부산사업장 입사
사오정, 오륙도 등의 조기 은퇴를 일컫는 신조어가 새삼스럽지 않은 요즘에도 특정 산업에선 인력 부족을 외치고 있다. 바로 생산직으로, 현장 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능력(기술)을 바탕으로 산업 일선에서 경제 활동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대기업 생산현장직 취업의 경우 공무원 시험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높은 취업경쟁률을 자랑한다. 작년 11월, 삼성SDI 부산사업장에 입사한 송현영 씨 역시 그렇다. 서류전형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면접전형을 거쳐 약 3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통과했다. 송씨는 대학 2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입사 원서를 썼지만 실질적인 취업 준비는 1학년 입학과 함께 시작됐다. 1학년 때 학과사무실에서 학과 일을 도우면서 다른 학생들에 비해 취업 정보, 트렌드, 취업 수기 등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회사에 취업한 선배들 소식을 들으면서 강한 동기부여가 됐어요. 2학년 때 '취업이냐 편입이냐'를 두고 고민했었는데, 많은 취업 성공 사례를 접하면서 '나도 원하는 회사에 취업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 취업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취업을 결심한 후 송씨는 학교에서 실시한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취업캠프, 모의 이력서ㆍ면접 페스티벌을 통해 다른 취업 준비생들과 비교도 하고, 전문가로부터 지도를 받으면서 취업 준비를 착실히 해나갔다.
송씨는 5전6기만에 취업에 성공했다. 그동안 그가 원서를 낸 곳은 삼성반도체, 삼성코닝정밀유리, 삼성정보통신총괄 등 삼성계열사가 많았다. "많은 구직자들이 입사를 희망하는 곳이잖아요. 물론 지원분야나 업무파트는 다르지만,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는데 가능하면 큰물에서 시작하면 좋죠.(웃음)" 이전 5곳은 모두 서류전형에 탈락했다. 송씨는 서류상에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았다. 학점, 학교생활은 좋았지만 외국어점수는 낮아 기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SDI 지원 때는 과감하게(?) 명기했으며 면접관은 "외국어점수가 좋지 않은데 왜 적었냐"고 물었다. "외국어점수를 기재하지 않았으면 면접관은 알지도 못하겠지만, 점수를 적었으니 회사에서 관심 있게 지켜볼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전문대생들은 토익 점수가 없거나 낮아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면접관들은 낮은 점수지만 있다는 것에 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송씨는 PDP 모듈 파트에서 근무한다. 그는 PDP 불량검사원으로 PDP가 고온 상태(섭씨 60도)에서 화면에 노이즈, 불량 등이 생기는 지를 검사하는 일종의 제품검사원이다. "제가 하는 일이 회사에서 하는 맨 마지막 공정이에요. 제품에 대한 불량검사를 마친 후에 삼성전자로 보내는데, 샘플 검사를 해서 불량이 1개라도 발생한다면 전 제품에 대한 재검사를 해야 합니다. 책임감이 크지만, 그만큼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보람 역시 큽니다."
송씨가 하루 평균 검사하는 제품 수는 대략 200여대 안팎이다. 고도의 집중력과 정밀성이 요구되는 만큼, 실험실에서 혼자 근무하며 외부와의 접촉은 일체 금지된다. "가끔은 여러 명이 일하는 게 부러울 때도 있지만, 적어도 업무에 있어서는 너무나 만족스러워요. 일의 특성상, 자신만의 노하우, 기술이 쌓이기 때문에 일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편입니다."
아직 입사 1년, 부산사업장에서 근무한지는 7개월밖에 되지 않아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이다. 그의 좌우명은 '어디에 있든 최선을 다하자', '후회할 행동은 하지 말자'다. 불량률을 최소화해 소비자들이 PDP를 사용하면서 제품에 대해 만족한다면 자신의 좌우명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생산직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없다면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할거에요. 좋은 아이디어나 계획안이 있을 때,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생산 직원들, 즉 기술자들이 회사에 있어 중요한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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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