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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오후여담> 다섯가지 ‘사’2007-08-08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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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집중호우가 떠안긴 물난리, 산사태 등의 뉴스마저 뒷줄로 밀어내는 소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름 붙이자면 ‘사’자로 읽을 수 있는 뉴스들이다.

뱀 사(蛇). 지금 거대한 이무기가 도심 극장가를 휘감고 있다. 징그럽고 섬뜩하며 사악하다는 선입견을 떨쳐도 좋을 뱀 얘기다.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D-War)’. 개봉 엿새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마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니 그 행렬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여의주를 얻어 용이 돼 승천한다는 이무기. 전설 속의 이무기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활용, 영화 속에 살려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밝은 뉴스다.

사료 사(飼). 동물 사료용 겉보리와 옥수수를 수입해 식품가공업체에다 팔아 이득을 챙긴 사람들이 들통났다. 몇 년 동안이나 팔아오다 덜미가 잡힌 것. 유통 과정에서 변질돼 퇴비용으로나 팔아야 할 옥수수도 차와 미숫가루용으로 가공해 팔았다니…. 불특정 다수를 향한 건강 위협이자, 흔히 보아오던 빗나간 상혼들의 한 단면이다.

속일 사(詐). 가짜 학위로 대학교수까지 되어 대학생을 가르쳐온 교수와 학원 강사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짜 학위’로 물의를 일으켜 동국대에서 파면당한 신정아 교수 파문이 학원가를 덮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만 3200명 가운데 30여명이 가짜 학위로 취업한 혐의가 포착됐다. 강남뿐 아니라 전국의 학원가가 술렁인다. 스스로의 양심마저 속인 학사·석사·박사도 조사하니 실상이 다 드러나 망신살이다.

넉 사(四). 1월을 4월로 위조해 4000만원을 챙기려 한 양심불량 부동산 중개사도 필적-필압 감정 수사에 덜미가 잡혔다. 글자를 쓰는 순서는 한자에만 있는 게 아니라 숫자에도 있음을 무시한 결과다. 이런 경우를 사필귀정이라던가.

남은 하나는 들먹이기조차 더없이 죄스러운 ‘죽을 사(死)’.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돼 그간 2명이 살해되고 21명이 여전히 죽음의 공포 그 나날이다. 그곳 낮 기온은 40도, 밤 기온은 20도를 오르내린다니 하루속히 그런 사지(死地)를 벗어날 날을 기다릴밖에.

8월초 다섯 가지 ‘사’자 뉴스 가운데 그나마 시원한 소식은 아직 영화 ‘디 워’뿐이다. 아프간의 한국인 인질이 사지를 벗어났다는 속보가 ‘디 워’를 앞지르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출처 : 문화일보 황성규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