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기준 완화 경쟁률 10배 '껑충'… 시험장 확보 비상
'어학성적 점수화 폐지,학력·나이제한 철폐,인성기준 강화….'
공기업들의 채용기준 변경으로 공공기관 채용에 때아닌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주요 공공기관들은 올 하반기 채용에 지원생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행복한 비명' 속에 시험장 확보 등 대책 만련에 부심하고 있다.
△치열해진 입시 경쟁률=앞으로 공공기관 입사시험에서 필기시험 경쟁률인 실경쟁률이 종전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공공기관의 전반적인 하반기 채용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드는데다 공공기관들이 토플·토익 등 어학성적의 점수화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필기시험 대상자가 급증하기 때문. 학력과 나이 제한 등이 철폐된 것도 경쟁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주요 공공기관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공공기관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108명의 신입사원을 받아들였던 지역난방공사는 오는 8월에 신입사원을 모집할 예정이지만 선발규모는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명 안팎으로 줄일 계획이다.
환경관리공단은 하반기 채용규모를 작년 123명의 33%에 불과한 40명 안팎으로 계획하고 있다. 작년에 238명을 선발한 토지공사는 올해 3월에 130명을 뽑은 이후 추가 채용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산업은행도 지난해 공채를 통해 98명의 신입사원을 맞았으나 올해에는 60∼70명선 규모의 집단공채를 실시하고 모자라는 인력은 경력사원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기획처는 이번주 중에 토익·토플 등 어학성적을 입사시험의 자격기준으로만 활용하고,최종 합격여부를 판단하는 점수화한 자료에 사용하지 말라는 취지의 권고문을 공공기관들에 내려보낼 계획이다.
도로공사는 다음달부터 신입사원 채용에 들어가면 실경쟁률이 예년의 10∼15대 1에서 100대 1 가량으로 최대 10배 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험장 확보-시험전략 비상=올해 공공기관 입사시험 전형에서 토익점수 기준은 700선 안팎이 될 전망이다.
공공기관 입사시험 전형에서 외국어 성적을 자격기준으로만 사용토록 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세워지면서 '인기있는' 공공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수만명에 이르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필기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몇 개의 대학을 빌려야 하는 데다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시험문제 보안도 쉽지 않기 때문.
석유공사,토지공사,수출입은행,한국은행,조폐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들은 입사전형에서 어학성적의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되 인성검사와 면접검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귀하게' 자란 신입사원들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이런 사원들을 걸러내기 위한 방안인 셈이다.
출처 : 부산일보<송현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