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아이 돌보고 … 주부에겐 최고 직장"
114 안내 서비스 노미숙씨
대전 이남 지역의 114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를 하고 있는 한국인포데이타(KOID)는 TM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채용하는 곳 중 하나다. 충청.경상.전라.제주 등 7개 지역본부에서 한 해 150명 정도의 상담원을 뽑고 있다. 현재 전남본부에서 9년째 114 상담원을 하고 있는 노미숙(42.사진)씨는 "콜센터 상담직이야말로 주부들에겐 최고의 직장"이라고 말했다.
간호사였던 노씨는 15년 전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아이들이 하나 둘 초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노씨는 재취업을 생각했다. 다시 병원에 갈 것도 생각했으나 너무 오래 쉬었던 터라 조건에 맞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게 114 상담원 자리였다.
주변에서 "목소리가 밝고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노씨는 이 직종이 적성에도 잘 맞을 것 같았다. 생활정보지에 난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제출, 테스트와 면접을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테스트는 타자 실력, 청력, 목소리 평가 순으로 진행됐다. 대부분의 전화번호 상담은 20초 안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빠른 타자 실력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었다. 따라서 워드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합격 후 기본소양 및 친절 서비스 교육, 다양한 고객 대응법 등을 배웠다.
처음엔 하루 4시간만 일하는 계약직이었으나 차츰 경력을 쌓아 2년 정도 지난 뒤에는 정규직으로 뽑혀 8시간까지 근무 시간을 늘렸다. 경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상담원들의 월급은 120만~150만원. 대기업 전문직 여성에 비하면 많은 월급은 아니지만 아이들 교육비나 집안 대소사 경비 등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114 상담원을 하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는 게 노씨의 자랑이다. 특히 사내 여직원들 중 기혼 여성이 40%나 되기 때문에 주부들에 대한 회사의 지원이나 배려도 많다. 주부들의 경우 경력을 인정받으면 야간 시간을 이용해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다.
회사에서도 주부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선화 114 콜센터장은 "주부들은 순발력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긴 하지만 이직률이 낮고 출산 등으로 인해 장기 휴직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인포데이타는 10월부터 지원 연령을 만 35세에서 45세로 늘렸다.
출처 : 중앙일보 김필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