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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취업, 해외에 꽃길 있다2007-04-26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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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력의 해외 송출은 과거에도 있었다. 1960~70년대 중동의 건설 현장, 독일의 광부, 간호사들이 해외 취업 1세대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 가진 것은 몸 하나와 성실뿐이다 보니 ‘몸으로 때우는’ 직종 위주였다.

그러나 이제 해외 취업은 기술 집약적, 두뇌 집약적인 ‘화이트칼라’ 직종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의 경제 수준이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고, 단순 노동력의 임금은 이미 중국 베트남 등의 국가보다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메리트’가 없어진 것이다. 그 대신 정보기술(IT), 의료, 마케팅, 사무직으로 직종이 다양해지고 전문화됐다.

1세대 해외 취업은 언어 개념 없이 나간 것이었지만 이제는 해당 국가의 언어를 기본적으로 익히지 않으면 취업을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해외 취업에서 눈부신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직종은 스튜어디스다. 중동과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항공 수요가 증가하면서 승무원 채용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해외 항공사는 학력, 외모에서 국내 항공사보다 자격 요건에 제한이 적은 편이라 도전 정신을 가진 여성들이라면 문을 두드려 볼 만하다.

특히 에미리트항공에는 승무원 8500여 명 중 약 700명이 한국인일 정도로 많이 진출해 있다. 이들은 급여와 근무 여건에서 가장 좋은 대우를 받고 있어 젊은 여성들의 선호도 1순위에 오른 지 오래다.

일본의 경우 IT 인력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인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의 특성상 한국보다 인터넷 인프라가 덜 발달돼 있어 한국 인력이 각광받고 있다. 한국은 IT 분야 인력의 70%가 인프라 완성에, 30%가 유지 보수 인력인데 비해 일본은 완성에 90%의 인력이 몰려 있어 유지 보수 인력이 부족한 편이다. 특히 일본 노동력의 주축이었던 ‘단카이 세대(베이비 붐 세대)’의 대거 퇴직도 전반적인 노동력 부족의 원인이다.

최근 캐나다 알버타 주가 국내에서 채용 설명회를 가질 정도로 캐나다에서는 부족한 노동력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외국 인력을 함부로 도입하지 못하도록 자격증이나 경력을 깐깐하게 따지고 있어 미리 준비해야 한다.

맞춤형 교육 과정 이용하면 유리해

미국은 이민과 취업을 포함해 가장 많은 한국인이 진출하고 있는 곳이지만 갈수록 취업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필요한 노동 수요에 대해 쿼터를 줄임에 따라 이미 5~6월이면 필요 인원이 다 차기 때문에 몇 년씩 기다리는 대기자가 많다. 호주에서는 여전히 용접공 등의 기술 인력이 각광받고 있다. 국내 경력을 가지고 기술만 인정되면 바로 진출할 수 있다. 현지에서는 연봉 1억 원을 넘게 받는 사람이 있다고 할 정도로 능력 발휘의 기회가 보장된다.

2000년 이후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 인턴십 제도는 업무를 통한 언어 습득과 현지 문화 체험, 인맥 형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학연수와 인턴십을 연계한 프로그램 등 기간, 직종, 국가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다만 현지 취업으로 바로 이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어 최근 정부 지원이 시들해진 상태다.

2004년부터 기획예산처가 지원하는 해외 인턴십 지원금은 2006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인턴십 제도가 취업으로 바로 연결되기보다는 대학생들의 어학연수, 해외여행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또 일부 경험자들 가운데는 적은 돈만 받고 너무 혹사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해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잘 선택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청년실업의 해소를 위해 해외 취업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지원센터는 해외를 돌며 대규모 채용 프로젝트를 유치해 오고 있다. 직접 알선하기도 하지만 해당 국가와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 공급을 위해 자체적으로 연수 과정을 두고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도 한다. 직접 알선하기보다 연수 과정을 통해 취업한 인원이 더 많기 때문에 막연히 구직에 나서기보다는 교육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취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환상을 품지는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한국의 임금 수준이 세계 정상급이기 때문에 취업 대상 국가의 전반적인 급여 수준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편이다.

해외 취업은 다양한 경험 쌓기, 자녀 교육, 인맥 형성 등 부수적인 성과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또 현지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기본이다. ‘몸으로 때우는’ 직종이 아니기 때문에 고용주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사원을 원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또 민간 알선 업체들이 광고 등을 통해 능력 이상의 연봉과 혜택을 보장한다고 선전하는 것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낮은 연봉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단순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 취업은 장기전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업체에 지원하고 면접을 거쳐 근로계약을 맺은 뒤 취업비자를 받고 출국하기까지 최소 3개월에서 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성급하게 관광비자로 출국하는 것은 금물이다. 취업 후에는 업무나 부서 전환의 기회가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관심 분야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우종국 한경비즈니스 기자

출처 : 한경비즈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