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신이 내린 직장’만 찾는 세태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경희대 취업진로지원처 이종구 교수(교양학부)와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의 진단입니다.
▶ 경희대학교 취업진로지원처 이종구 교수
“최근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공무원, 공기업, 국책금융기관, 대학 교직원 등에 대한 직업선호도가 대단히 높다. 최근은 기업 조직의 ‘슬림화’ 경향이 두드러져 사기업에서는 직원 한 사람이 수행해야 할 일의 양이 더 늘었다. 이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고용의 탄력성이 커지면서 ‘불안정하고 고통스러운 회사생활’ 에 대한 불안감이 취업을 앞둔 대학생 사이에서 번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많은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이런 직장에 누구나 들어갈 수는 없다. 기본 학점과 영어실력 등 기본 ‘스펙’ 이 높아야 하고 필기시험 역시 대단히 어려워서 저학년 때부터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또 대부분의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런 직종이 무조건 편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공기업 같은 경우는 최근에 기업 경영혁신기법이 도입된 경우가 많아 노동강도가 만만치 않으며, 대학 교직원 역시 부서 별로 근무환경이 천차만별이다. 자신의 적성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 이 선행되어야 한다.”
▶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
“고용불안정이 가장 큰 요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미국보다 낮다. 미국노동자의 근속연수는 유럽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나라 대졸자는 대학 졸업까지 16년 동안 교육을 받지만, 그 후 사회에서는 16년 동안 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교육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지만 그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간 교육을 받았지만 그만큼 오래 근무할 수 없는 직장환경은 곧바로 회사 내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한 경쟁의 심화로 이어진다. 과거에 안정된 직장의 대명사였던 은행권 역시 경제위기 이후로는 경쟁에 승리한 소수만이 승진에 성공해 회사에 남고 나머지는 퇴출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근무가 주는 스트레스가 극도로 커지는 것이다.
사회학적으로 볼 때, 최근과 같은 사회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높고 미래가 보장된 공공기관이나 대학교직원, 병원직원 등을 선호하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이런 현상은 장기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공공부문에만 몰리는 효과를 낳아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용을 하는 기업체에서 인력수급의 기본적인 틀이 바뀌어야 한다. 기업단위에서의 인력을 어떻게 장기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출처 : 조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