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최은이(38)씨는 요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아이 셋을 낳고 13년간 가정주부로 살았던 그는 올해 3월부터 동사무소 등에서 방과 후 강사로 일한다. 초등학생에게 주산식 암산교육과 한자 등을 가르치는 게 그의 일이다. 최씨가 받는 강사료는 시간당 2만5000원. 매주 두 과목씩 모두 4시간을 강의하기 때문에 월 40만원 정도를 벌고 있다.
최씨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여성 전문 직업교육기관인 북부여성발전센터에서 강사 양성과정을 공부한 덕분이다. 최씨는 "여성발전센터는 일반 직업학원에 비해 수강료도 싸고 내용도 알차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주부들이 취업전선에서 작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취업 경험이 없는 주부들이라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여성전문 직업교육기관을 이용할 만하다. 여성발전센터와 여성인력개발센터가 대표적이다. 서울시 거주자는 5개 여성발전센터와 14개 여성인력개발센터를, 다른 지자체 거주자는 지역별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아가면 된다.
◆ 여성발전센터=서울시가 운영하는 여성발전센터(womancenter.seoul.go.kr)는 권역별로 중부.동부.서부.남부.북부 등 모두 5곳이 있다.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여성발전센터´를 치면 권역별 센터의 개별 홈페이지도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여성 취업.부업 교육과 소규모 창업이 가능한 직업교육, 여가생활과 취미를 살리는 생활문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남부.북부 2개 센터는 서울시가 직영하고 나머지는 사회단체들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센터마다 제각각이다. 각 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 어떤 강좌가 개설돼 있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서울 노원구에 자리 잡은 북부여성발전센터에서는 전문직업교육 및 일반직업교육의 강사 양성 과정과 창업 과정을 중점 운영하고 있다. 강사 양성 과정은 말 그대로 초등학교, 복지관, 기타 교육기관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글짓기.동화구연.한자지도.주산.어린이영어 등의 강좌가 개설돼 있다.
창업반은 여성들이 창업하기 쉬운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역시 센터별로 다르다. 북부센터의 경우 베이커리.떡한과.의류수선.미용 등이 개설돼 있다.
센터별로 나름대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서부여성발전센터는 ▶기초커트실습▶네일케어실습▶PC활용 등과 사회복지사 2급 양성과정 등의 전문 직업교육으로, 동부여성발전센터는 전자출판 교육과정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 오피스 사용능력 자격시험인 MOS(Microsoft Office Specialist) 대비반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 여성인력개발센터=전국 51개 지역에 퍼져 있는 여성인력개발센터(www.vocation.or.kr)에서는 사회적 일자리 취업지원 사업과 전업주부 재취업 지원사업 등 다양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지역별 센터를 검색할 수 있다. 사회적 일자리 취업 지원사업은 여성 유망직종인 교육.보건복지.문화 등 사회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발굴해 일자리를 원하는 여성에게 교육 훈련을 하고 취업과 연계시키는 사업이다. 간병인, 방과 후 지도교사, 놀이수학지도사 등 센터별로 사회적 일자리 훈련 프로그램이 한두 가지씩 정해져 있다.
전업주부 재취업 지원사업은 결혼.육아 등을 이유로 노동시장을 떠난 여성들에게 텔레마케터.조리사 등 중소기업에 취업이 잘 될 만한 맞춤형 직업교육을 해 취업과 연계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또 35세 이하의 전문대졸 이상 미취업 여성에게 맞춤형 취업 교육을 해서 지역특화 산업과 새로운 직업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이 같은 국비 지원 프로그램 이외에도 센터별로 수십 개의 유료 강좌가 개설돼 있다. 각 센터 프로그램이 워낙 다양하고 매월 개설 강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센터에 직접 확인해보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서울의 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 10월 프로그램의 경우 국비가 지원되는 무료 강좌로 ´산모와 신생아 돌보기´가 있다. 10일간의 교육을 마치면 베이비시터나 산모도우미로 취업을 알선해준다. 유료 프로그램으로는 한식.중식 등 조리과정, 주산식 셈학습 지도사 등 지도사 과정, 텔레마케터 등 취업.전문과정, 피부관리사 등 미용과정, 비즈(구슬) 액세서리 등 공예과정 등이 개설돼 있다.
출처 : 중앙일보 서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