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향진 선생님을 통해 알아보는 유치원교사
적은 봉급으로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지만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가르치는 기쁨' 솟아
◇교재도구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향진선생.
“얘들아∼∼ 밥 먹을 때는 손 씹고 먹어야 해요∼” 이번 주 [my job]에서는 유치원 선생님을 찾아가 봤다. 언제나 동심 속에서 일하는 그들. 과연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일이 생각처럼 즐겁기만 할까? 이제 막 유치원 선생님이 된 이향진(양평강하병설유치원)선생님을 찾아가 유치원선생님에 관해 알아보았다.
▶유치원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본인은 어떻게 준비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으며.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유치원 선생님이 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직업이죠. 유아교육과를 보유한 대학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의 성적에 맞는 학교에 가게 되겠지만, 서울권에서도 알아주는 대학들은 교대에 가지 못한 실력 있는 학생들이 2차 지망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순수하게 유아교육과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발생하곤 합니다.
물론 높은 성적을 받아야만 유아교육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이름있는 대학을 졸업해야 취업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요. 무엇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유아교육과 합격선은 높은 편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야 하죠.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유아교육과에 입학해서 졸업하면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받게 됩니다. 졸업 후에는 자신의 적성과 노력, 준비 여하에 따른 선택에 따라 다양한 진로를 걷게 됩니다. 임용고시를 봐서 공립유치원 교사가 되기도 하며, 대부분은 국공립어린이집이나 사립유치원, 사립어린이집에 취업을 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아동문학가, 삽화가, 방송작가(아동 프로그램), 유아 교구 제작사 혹은 출판사 취직 등이 있고요. 석사 혹은 박사 등 공부를 더하게 된다면 강의 및 교수, 연구소, 유아관련 사업, 유치원 운영 등등 자신의 능력에 따라 여러 분야로 뻗어나가게 돼요.
▶유치원교사를 하면서 가장 보람찬 일은?
유치원 교사는 사명감 없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적은 봉급으로 아이들과 하루 종일 씨름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예쁜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보면 힘든 마음이나 피로감이 싹 사라져 가는 것 같아요. 힘든 하루를 보내면서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속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이 유치원교사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중심적이고 제멋대로 행동하던 철부지 아이들이 어느새 친구들과의 단체생활에 적응하고,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멋쟁이로 변해갈 때 교사는 ‘가르치는 자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유치원교사를 하면서 가장 힘들 일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은 처리해야 할 여러 가지 잡무입니다. 때로는 학부모님들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경우는 오직 내 아이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어머니들을 상대할 때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 자랑을 늘어놓거나,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고, 아이를 과대평가하는 어머니를 만나면 곤혹스럽기도 합니다.
유치원에서 문제가 되는 생활 태도나 친구관계 때문에 조언을 하면 불쾌해 하기 때문이에요. 또한, 30명 이상의 아이를 상대하는 교사에게 자신의 아이만을 특별 대우해주기를 요구할 때가 있어서 힘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부모님의 큰 사랑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의 자녀사랑의 마음을 닮아서 저도 아이들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잡무를 처리하는 일도 피곤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즐겁기만 합니다.
▶유치원 교사를 왜 하려고 했나?
어렸을 때 유치원을 운영하시는 어머니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유치원 선생님이란 꿈을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키워 왔던 거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유치원 일을 그만두시게 됐는데요. 어머니의 꿈을 대신 이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제가 유치원교사를 선택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막연한 유치원 교사에 대한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고요. 이렇게 꿈을 이루게 되어서 너무나 기쁩니다.
▶유치원교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무엇보다 유치원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그 직업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종사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요. 일하는 시간이 언제나 즐겁지만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아이들을 좋아하고 유치원교사라는 직업을 좋아한다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저는 인생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미래를 이끌어가는 어린 인재들을 양성시키는 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꼭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정보가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어요.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노력하는 것도 꿈을 이루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도 많이 부족한데요. 제자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언제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직업인 거 같습니다. 이게 가장 큰 매력이고요.
출처 : 세계일보<이성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