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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몸으로 때우는 ‘身직업’ 뜬다2007-02-08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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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때우는’ 이색 직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취업난 심화로 안정된 직장을 얻기 전까지 돈을 벌려는 젊은이들이 이 직종에 일시 취업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힘들고 어렵고 위험한 일을 피하는 ‘3D현상’이 팽배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김명준씨(26)는 매일 자전거를 탄다. 가로·세로 1m가 넘는 대형광고판을 특수제작된 자전거에 싣고 하루 5시간씩 서울 시내를 달리는 게 그의 일이다.

김씨는 제대 후 기업·공장 등지에 입사원서를 넣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1년 전 우연히 구인광고를 보고 이 일을 시작,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몸이 아픈 어머니 수술비 때문에 일하지 않고 취업공부만 할 수 없는 처지다. 김씨는 “하루 5시간 일하고 일당 3만5천원을 받는데 보통 한달에 열흘 정도 일한다”며 “몸은 힘들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잡을 때까지는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상규씨(26)는 서울 성북구 일대에서 ‘슈퍼맨’으로 통한다. 담배, 햄버거 등 전화 한 통화면 필요한 것을 사서 집까지 배달해주는 잔심부름 대행이 변씨의 직업이다.

변씨가 한달 간 성북구 일대에 뿌리는 홍보스티커만 1만장. 주문은 하루 평균 15건 정도다. 1건당 수입은 980원. 하루 수입이 2만원이 채 안된다. 변씨는 모 대학 경찰행정학과를 중퇴한 뒤 3년 간 백화점 판매영업을 하다 지난해 말부터 ‘슈퍼맨’이 됐다. 변씨는 “고객은 10~30대가 가장 많으며 한달에 50만원 정도 번다”며 “아직은 젊고 이제 일을 시작했으니 한동안 계속할 계획”이라고 웃었다.

잔심부름 대행은 변씨처럼 혼자 하기보다 큰 업체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사람이 더 많다. 가장 큰 업체인 ‘시다바리’에선 1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이 업체에서 가장 바쁜 곳은 신촌점, 직원 4명이 한달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애완견 변 치우기, 택배 전달하기, 아이 학용품 학교에 갖다주기, 밤에 여자친구 데려다주기 등 온갖 잡일이 주어진다.

연인의 기념일 선물을 대신 만들어주는 아르바이트도 성업 중이다. 종이학 1000개 만들기, 십자수 뜨기 등이다. 밸런타인데이 등을 앞두고 주문은 폭주하지만 사람이 없어 다 받지 못할 정도다. 전업주부나 10대 여학생들이 많이 일한다.

‘베이비시터’도 예전처럼 아이만 돌보는 것이 아니다. 아이 등·하교 도우미, 맞벌이 엄마를 위한 학교 급식당번 대행, 생일파티 열어주기, 아이와 함께 공연관람 등 영역이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아르바이트 전문사이트 ‘알바몬’ 안수정 주임은 “제약회사 신약을 미리 먹어보는 임상실험이나 현금수송차량 경호 등 몸으로 때우는 고소득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가 올라오면 조회수가 다른 것의 몇배는 된다”며 “과거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힘든 직업에도 사람들이 몰린다”고 전했다.

출처 : 경향신문〈김준일·임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