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취업상담실 ▶ 무료취업상담실
무료취업상담실

제목MBA 절반이 백수 신세… “어디 中企라도”2005-11-28
작성자상담실
첨부파일1
첨부파일2
국내파와 연봉차 없어 “좋은시절 다 갔어요” 美·佛·獨서 10년 유학 후 학습지 교사로

“밤낮으로 일자리를 찾아봐도 40대가 갈 수 있는 곳은 없었습니다. 한없이 밑으로 추락하는 느낌이었어요.” 독일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지난 4월 돌아온 신모(40)씨는 지금 홍보대행사에서 일한다. 몇 개월 동안의 힘든 구직 끝에 얻은 직장이다. 대기업 L사와 다국적기업 J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온 신씨가 사표를 던진 것은 지난 2003년. “떠날 때는 ‘설마 지금 하는 정도 일자리를 못 찾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전세자금과 저축한 돈까지 합쳐 7000만원을 들고 독일로 향했다. 3000만원의 학비는 독일은행에서 대출 받았다. 아침 일찍 등교해 새벽 2∼3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한 적이 다반사였다는 신씨. 2년 후 한국에 돌아와서는 헤드 헌터들로부터 ‘MBA 출신이라고 좋은 데 취업하던 시절은 끝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실은 참담하더군요.”

헤드헌팅업체인 ‘코리아헤드’ 자료에 따르면, 이 업체에 등록된 MBA 출신 807명 중 46%인 364명이 미취업 상태였다. 최근배 코리아헤드 이사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이 급속히 글로벌화하면서 MBA 출신 수요가 일시적으로 폭증했지만, 현재 MBA를 원하는 분야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재무 분야 등 4∼5 곳으로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모(33)씨는 한 시멘트회사에서 6년 동안 마케팅, 수출입 업무 등을 담당했다. 2003년 중반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 워싱턴의 한 주립대에서 MBA 과정을 공부했다. 귀국 후 6개월이 지났지만 실업 상태다. 그의 희망 연봉은 3500만∼4000만원. 이씨는 “전문성 없이 MBA 학위만 따고 오면 될 줄 알았던 게 실수”라고 했다. MBA를 마친 후 다니던 중소기업에 다시 복귀한 김모(38)씨는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으로 옮기기 위해 이력서를 내봤지만, 거듭 실패했다”고 했다. ‘유앤파트너즈’ 유순신 대표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하다가 MBA 학위 하나 갖고 와서 눈높이가 높아진 경우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오히려 한 분야에서 경력과 경험을 쌓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울 H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통역대학원을 졸업한 최모(여·48)씨는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 10년 넘게 유학생활을 했다. 그녀는 5년째 학습지 교사를 하고 있다. 최씨는 “아무리 어학을 잘해도 나이 마흔 넘은 여자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직업에 귀천(貴賤)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1년도 못 돼 그만둔 적도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필수코스가 된 어학연수도 취업과는 큰 상관이 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코리아헤드’가 회원 1만6500명을 분석한 결과, 국내파의 취업률은 18.73%로 어학연수파(18.97%)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연봉을 비교해본 결과 오히려 국내파가 더 높았다. 국내파는 연봉 2000만원 이하가 15.92%인 반면, 어학 연수파는 21.59%였다. 반면 연봉 4000만원 이상은 국내파가 7%, 연수파는 3.1%였다. 직종별로 꼭 필요한 인력만 해외 어학연수를 가면 될 텐데,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1년에 2000만∼3000만원씩 쓰면서 해외에 나가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헤드헌팅업체 HR코리아가 기업 인사담당자 97명을 조사한 결과, ‘해외 유학파 우대 채용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1.7%(69명)에 달했다.

출처 : 조선일보 박란희, 허윤희, 조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