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취업상담실 ▶ 무료취업상담실
무료취업상담실

제목[Biz] ‘동물조련·꽃코디·승마’… 2007년 이색학과는?2007-01-19
작성자상담실
첨부파일1
첨부파일2
고봉준령(高峰峻嶺). 요즘 취업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높게 치솟은 산봉우리에 비유할 수 있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와도 깎아지른 듯이 가파르고 높은 취업문 앞에 번번이 무릎을 꿇는 취업 재수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구직난 여파는 그대로 대학입시에 영향을 미쳤다.

소위 이름뿐인 학교를 나와 취업난을 겪느니 본인 적성도 살리고 취업도 잘 되는 과를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높다.

이에 발맞춰 대학에서도 취업을 염두에 둔 이색학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

실무적이고 실용적인 교육과정을 내놓거나 아예 일부 학교는 취업 시험과목에 맞춰 학과과정을 진행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이색학과는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를 중심으로 두드러진다.

2007년 이색학과를 대변하는 키워드는 ‘효율’ ‘안정’ ‘여가’로 압축된다.

■ 1. 효율 “내일부터 직장으로 가요” ■ 2007년 이색학과 중 협약학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협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제휴관계를 맺어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학은 기업이 주문하는 내용을 커리큘럼에 반영하고, 회사는 과정 이수자를 채용하는 방식이다.

이미 성균관대는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대학원 최초로 휴대폰학과를 개설해 화제를 모았다.

석·박사 과정에 휴대폰이라는 특정제품 학과가 설립되기는 국내 최초다.

신입생 28명을 선발하는 석사 과정에 모두 266명이 지원해 9.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연세대에도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석·박사 과정 휴대폰전공이 2007년 1학기부터 개설됐다.

성균관대가 별도의 학과 형태로 개설되는 것과 달리 연세대는 기존 학과 내 한 과정으로 운영된다.

인하대는 올해 기초의과학부를 신설, 신입생 40명을 뽑았다.

기초의과학부는 의·치약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학부로 수학, 통계, 물리, 화학, 생명과학을 두루 공부한다.

전문대로는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두원공과대의 ‘LCD 장비전공학과’와 충남 당진, 신성대학의 ‘제철산업과’가 눈에 띈다.

두원공과대는 LG필립스LCD와 제휴해 LCD 장비 전공학과를 만들었다.

우수 졸업자는 곧바로 LG필립스LCD 입사 때 혜택을 받는다.

이미 지난해 두원공과대는 수시 모집을 통해 협약고교 5개교(두원공고, 파주공고, 주엽공고, 일산공고, 시화공고)에서 우수 학생 40명을 선발했다.

강민철 두원공과대 대학발전처 담당자는 “LG필립스LCD 현장 직무교육과 장비를 그대로 학과에 적용, 취업 때 유리할 뿐 아니라 취업 후 OJT 교육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비 전공학과 외에도 학교 측에선 2008학년도부터 설계, 디스플레이, 장비 등 IT 관련 신입생 750명을 별도로 선발해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경기도 파주 LCD 단지에 파주 캠퍼스 기공에 들어갔다.

경기도 지자체에서도 100억원을 지원받았다.

김현철 입학홍보처장은 “어려운 취업난 속에 기업, 지자체, 대학, 고등학교가 서로 협력하는 윈윈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과 협약교육을 맺은 신성대학도 올해 첫 신입생을 받았다.

현대제철과 공동으로 교육과정과 교재개발을 마쳤다.

또 기자재 지원, 공장 실습, 연구원 실무 강연 등 현장 실무교육 비중을 높여 졸업 후 바로 현장투입이 가능토록 했다.

또 정원 80명 중 최대 50명까지 현대제철 입사가 보장된 만큼 실질적인 취업 지원도 이뤄진다.

김재근 제철산업과 교수는 “서울 소재 4년제 졸업자들이 수능을 보고 다시 입학할 만큼 인기가 높다”며 “당진지역에 현대제철 외에도 현대하이스코, 동부제강, 휴스틸 등 견실한 철강업체가 몰려 있기 때문에 취업률은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입시경쟁도 치솟았다.

올해 처음 신입생을 모집한 지난 수시 1차 모집에서 32.1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대로선 거의 유일하게 최저 학력기준을 적용, 수능 성적 5등급 안에 들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충남 당진공장의 신승주 홍보팀 차장은 “현대제철 입사 경쟁률이 150 대 1에 이르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률이)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 2. 안정 “안정적 공무원 · 군인이 최고” ■  공무원과 군인 등 안정직이 선호되면서 학교에서도 이들 직업과 관련된 신설 학과가 속속 등장했다.

경동정보대학은 경찰교정 부사관과를 선보였다.

40명 정원에 지난 수시모집에서 평균 2.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졸업 후 부사관, 교정직 공무원(교도관), 청와대101경비단 등으로 갈 수 있다.

2학년이 되면 학생 희망분야에 따라 경찰, 부사관, 교정직으로 스터디 그룹을 나눠, 전담교수가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교육과정도 있다.

주철수 학과장은 “매년 1만명을 뽑는 육군 부사관직은 직업 안정성 측면에서 인기가 높다”며 “교도 업무에 대해선 현재 부정적 인식이 많기도 하지만 국내에도 곧 민간 교도소가 생길 예정이라 교정직에 대한 인기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극동정보대학은 아예 처음부터 공무원 취직에 초점을 맞춘 경우다.

극동정보대학의 전산공무원 양상과는 7급 및 9급 전산공무원 시험 합격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수업과정 자체를 공무원 시험과목 중심으로 맞춰 불필요한 과목을 배제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강원전문대는 해양경찰과를 신설했다.

진로는 해양경찰 공무원과 해양관련 공무원(해양수산부, 선박검사원, 세관, 검역소)이다.

벽성대학(군특수 가상현실과), 극동정보대(전산공무원 양성과)에서도 각각 이색학과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들 학과들은 이름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부사관, 군무원, 경찰 등 공무원 계통의 진로를 열어두고 있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실장은 “기존 전통학과에서 ‘콘텐츠’ ‘나노’ 등 첨단 이름만 붙인 학과도 다수 있기 때문에 설립취지, 교과과정, 주변 의견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밝혔다.

■ 3. 여가 “취미를 살려보고 싶어요” ■ 주 5일제 근무 정착으로 개인 여가 활동이 증가하면서 애견, 승마, e-스포츠 등 여가 관련 이색학과도 주목을 끈다.

대경대학은 국내 최초로 동물조련 이벤트과를 열었다.

동물조련에 대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운영해 동물 CF모델, 영화촬영, 동물매개치료 등 동물이 주역이 되는 각 분야에서 활동할 인재를 선발한다.

대경대학 측은 “평소 동물을 좋아하고 창조적인 동물문화를 생각한학생들에게 적합할 것”이라며 “동물원, 수족관을 비롯해 관광테마파크, 동물공연기획사 등에 취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주기전대학은 이제 막 스포츠로 눈을 뜬 승마에 대한 수요를 감안, 마사과를 열었다.

마사과는 마필의 번식(혈통보존)은 물론, 마필을 이용한 장애우의 근육발달 운동과 자폐아동들의 마음을 열기 위한 심리재활치료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졸업 후에는 도시 근교 개인 승마장이나 재활운동센터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청강문화산업대학은 e스포츠게임과와 플로랄디자인과를 열었다.

특히, 플로랄디자인과는 꽃과 자연소재를 이용해 공간을 연출하는 일을 배운다.

파티장 연출, 웨딩플라워, 호텔 및 백화점 디스플레이와 인테리어 등을 담당한다.

플라워 코디네이터, 무대 및 전시 공간 디스플레너로 활동을 한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충북 청원에 위치한 주성대학 역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 e스포츠게임학과를 신설했다.

진미석 한국직업능률개발원 소장은 “다양성 측면에서 이색학과가 느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취업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지나치게 대중화된 학과나 이색적이지만 일자리 규모 자체가 작은 학과의 경우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출처 : 매일경제[김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