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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세계를 품안에’ 국제기구 꿈꾸는 젊은이들2007-01-10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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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총장 취임 계기로 국제기구 취업 희망자들 늘어
일의 보람·넉넉한 연봉 매력…인터넷 카페 수만명 가입
지원자 많고 수요 들쭉날쭉 ‘바늘구멍 통과’처럼 어려워

#1 고려대 국제대학원에 재학 중인 강민구(28)씨는 2005년 국가청소년위원회 한국청소년 대표단의 통역요원으로 이스라엘을, 인터넷 해외봉사단 일원으로 탄자니아를 다녀온 뒤 세계식량계획(WFP)에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탄자니아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에 감염된 갓난아기들과 1달러짜리 약을 사지 못해 말라리아로 신음하는 아이들을 만난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강씨는 국제대학원에 진학해, 방송사 외신기사 번역 아르바이트, 외교통상부 인턴 활동 등 국제기구 취업을 위한 경력을 쌓는 데 매달리고 있다.

#2 정예은(24)씨는 2004년 캄보디아에 봉사활동을 갔다 온 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 됐다.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 재학중인 정씨는 다음달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인턴으로 레바논에 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아랍어를 새로 배우기 시작했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스페인어도 1년째 배우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국제기구에서 일할 날을 꿈꾸며 땀흘리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배출을 계기로 이런 젊은이들의 노력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국제기구 진출이 저조하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2001년 11월 문을 연 인터넷 다음 카페 ‘유엔과 국제기구’에는 2만5천여명의 회원이 가입했고, 이들 가운데 200여명이 현재 국제기구 진출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국제기구 정직원이나 인턴, 초급 전문가(JPO) 등으로 뽑혀 활동하는 이도 30명이 넘는다. 이 밖에 ‘제이피오 투게더’, ‘유스클립’ 등도 국제기구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모임이다.

‘유엔과 국제기구’ 운영자인 전지은씨는 “카페 정기모임에 고등학생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한번은 부모님이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오기도 했다”며 “국제기구 활동을 꿈꾸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취업의 매력으로는 일의 보람과 함께 넉넉한 연봉이 꼽힌다. 외교통상부 국제연합과 유희영씨는 “초급 전문가의 기본급이 4만달러인데, 지역에 따라 지급되는 위험수당, 지역조정급, 주택보조비 등을 합치면 8만~14만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 유엔기구 근무 한국인 현황

하지만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선배들은 막연한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식량계획에서 초급 전문가로 일하는 이수연(28)씨는 “위험이 따르고 고된 일이 많기 때문에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고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며 “유엔 로고가 새겨진 트럭을 타고 모험을 하거나 산에서 캠핑하는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기구로 가는 길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지원자가 많은데다 국제기구의 인력 수요가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가 국제기구에 파견할 초급 전문가를 뽑는 시험은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에는 5명을 뽑는데 200여명이 몰렸다.

유엔본부 사무국에서 일하는 홍정완(37)씨는 “갓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국제기구 취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각자 전문 분야에서 실력을 갖춘 뒤 자신의 실력을 필요로 하는 국제기구에 지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엔·산하기구 어떻게 뚫을까
어학실력·전문성·경험 쌓고
자원활동 인맥 확보도 도움

유엔과 그 산하 기구에 취업하는 길은 크게 △초급 전문가(JPO) 시험 △국가별 채용 경쟁시험(NCRE) △인턴 활동 등으로 나뉜다.

초급 전문가는 우리나라에서 한해 5명 정도가 선발된다. 1차 시험은 텝스 영어시험이다. 지난해 합격선은 930점. 2차 시험에서는 파견될 분야의 전문 지식과 인성 등을 평가하는 국어 면접, 시사 지식을 묻는 영어 면접·논술 등을 거친다. 제2 외국어 시험은 선택사항이고, 국내외 변호사 자격증이나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받는다.

국가별 채용 경쟁시험은 유엔 기구들의 인력 수요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뽑는 인원과 분야가 일정하지 않다. 영어나 프랑스어로 경제학·통계학·법학·농업개발학·컴퓨터공학 등 희망 전문 분야에 관한 1차 시험을 치르고, 합격하면 면접을 본다. 면접까지 통과하면 부서 배치를 받는다.

가장 기회가 많은 쪽은 인턴 활동이다. 유엔은 각 기구나 지역사무소마다 필요에 따라 인턴을 뽑는다. 관심 있는 분야와 지역을 골라 지원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그린피스 등 국제 엔지오나 국제이주기구(IOM) 등 정부간 기구에 들어가려면 어학 실력과 전문성, 다양한 경력을 쌓는 것 말고는 정답이 없다. 자원 활동 등을 통해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인맥을 쌓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현웅 국제이주기구 서울사무소장은 “국제기구에 필요한 사람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며 “기구마다 다루는 분야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막연하게 준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출처 : 한겨레<유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