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승 길 잡부산 대표
1902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취업하기 위해 104명이 갤릭호를 타고 태평양을 건넜던 것이 우리나라 해외취업의 시작이다. 그동안 65차례에 걸쳐 7천800여명이 이주했다. 이들은 비록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부지런함으로 현지에 빨리 적응했고 신민회 등을 조직,민족의식을 유지하며 독립의식을 고취했다. 나아가 오늘날 미국 본토의 한인사회를 형성하는 근간이 되기도 했다.
다음으로 대량의 해외취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1963년부터 시작된 파독 광부다. 곧이어 간호사도 보내기 시작했다. 60년대 중반에는 젊은이들이 생명을 담보로 베트남 전쟁에 나갔으며,70년대에는 오일 머니를 벌기 위해 중동 건설현장에 투입되기도 했다. 이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기반을 다지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또한 현지에서 사업에 성공한 이들도 많아 오늘날 한상(韓商)이라는 커다란 비즈니스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해외취업은 계속되고 있다. 해외취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철저한 취업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현지 사정에 밝아야만 자신에 맞는 직장에 취업해 능력에 맞는 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적으로 취업하는 사람도 있지만 주로 전문 알선기관을 통해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개별적으로 취업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현지 사정과 근로기준법을 모르면서 짧은 영어실력으로 취업 및 근로협상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알선업체를 통해 취업을 하려면 현지사정에 밝은 업체 또는 현지 관련기관들과 네트워크가 이뤄진 업체를 선택하는 게 좋다.
요즘은 국내의 교육비 문제와 노후생활에 대비해 미리부터 해외로 나가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주로 서비스직이나 사무직에서 근무한 경력만을 가지고 있어 선진국으로의 취업은 대단히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그 나라의 부족 직업군에 속하는 전문 기술이나 기능을 익히고 그에 대한 경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 다음은 언어문제다. 미국 간호사의 경우 언어소통을 환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로 보기 때문에 미국간호사 자격증 외에 토익 725점 정도의 점수를 요구하며,일본의 IT기술자나 호주의 기능공 같은 경우는 고용주의 판단이 절대적이다.
한국인의 손재주는 세계가 알아줄 정도로 뛰어나다. 세계기능올림픽에서 1977년 이후 16번의 경기에서 14번의 우승과 2번의 2위를 거둔 놀랄만한 성적에서도 알 수 있다. 우연히 한국의 용접 근로자를 소개받아 일을 시켜본 경험이 있다는 호주의 렉스라는 기업가는 비록 경력은 짧지만 행동이 민첩하고 근면 성실한 데 놀랐다며 앞으로도 한국 근로자를 고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본의 IT업계도 처음에는 IT인재 강국인 인도 근로자를 주로 채용했으나 점차 한국 근로자가 더 낫다고 판단하여 지금은 한국의 IT기술자를 대량으로 요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에 나가 성공하는 민족이 중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이보다 더 성공 확률이 높은 민족이 한국인이라고 한다. 그만큼 한국에서 다양한 경쟁관계를 보고 들으며 체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기회와 꿈을 위한 해외취업. 철저한 사전 준비와 성실한 노력만이 성공을 보장해 준다.
출처 : 부산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