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괜찮은 일자리’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인크루트가 26일, 2007년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이 유념해야 할 체크포인트를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열린채용’ 하는 기업 노려라
열린채용 바람은 올해 역시 뜨거웠다. 공기업 뿐 아니라 굵직한 대기업, 중소기업에서도 지원자격의 문턱을 낮춘 것. 학력, 연령제한을 없애거나 전공, 어학능력을 서류전형 시 보지 않는 등 기준을 낮춘 채용이 많았다.
기업이 서류중심의 전통적인 채용방식을 탈피, 인재 선발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또 소위 ‘스펙’이 좋은 구직자를 뽑아도 좋은 성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기업들의 경험이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다.
올 초 인크루트가 429개 상장사와 60개 공기업 등 총 489개 대상으로 ´채용조건 변화´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10개중 약 4개사가 채용 시 지원자격 제한을 두지 않거나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역시 열린채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졸업한지 시간이 지났거나 나이가 많은 취업재수생들이라면 연령제한이 없는 기업들을 지원해보는 것도 한 방법. 또 지방대졸업자, 여성구직자라면 일정비율 지방대생과 여성을 할당해 채용하는 기업이 어디인지를 알아두도록 한다. 미리 자신에게 맞는 기업이 어디인지를 파악, 입사서류 대신 강화된 필기시험이라든가 면접 등을 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목표 기업 정해, 맞춤 준비하라
올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자사만의 채용방식을 개발해 진행하는 기업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이같은 경향은 내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력, 전공, 연령 등과 같은 서류문턱을 낮추고 기업들이 직접 사람을 보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면접시간이나 면접 단계를 늘리고 면접방식도 천차만별이다. 또 면접 비중이 높아진 만큼 이색면접, 압박면접, 합숙면접, 프리젠테이션 면접 등과 같이 면접도 까다로워지고 심화됐다.
STX는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회장이 직접 나서 나흘동안 무려 1천200여명의 지원자를 면접했다. A자형 인재를 추구하는 안철수 연구소는 지난해 공채부터 1박 2일 합숙 캠프를 통해 다차원 최종 면접을 실시하는 ´A-캠프´라는 이색 면접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SPC그룹 면접전형에서는 맛과 향 테스트를 실시했다. 식품업체인 만큼 제품 맛과 향을 제대로 알고 독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외에도 SK 커뮤니케이션즈가 주어진 도토리를 이용해 자신을 표현하는 ‘미니홈피 프리젠
테이션 면접’을 실시했으며, 우리은행은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응답비율과 시간을 측정하는 면접을 실시했다.
결국 취업을 위해서는 목표 기업을 정해 그에 맞춰 ‘맞춤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면접, 보다 철저한 준비 필요
자사에 맞는 다양한 인재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면접에서도 나타난다. 구직자를 곤경에 빠뜨리는 이색적이고 독특한 질문들이 늘고 있는 것.
단순한 질의, 응답형식의 고전적인 면접방식보다 실무능력과 인성 능력을 검증하는 데는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위기대처능력, 추진력, 창의력 등 종합적으로 지원자를 판단할 수 있는데다 자사의 기업문화와 딱 맞는 인재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
인크루트의 면접족보에 올라온 구직자들의 경험담에 따르면, ▲애인이 친한 친구와 바람피면 누굴 택하겠는가 만약 또 그 반대라면?(삼성전자) ▲자신이 홀로 무인도에 남겨진다면 가지고 갈 물건은 무엇인가?(SK텔레콤) ▲왜 지원자들은 검은색 정장만 입는가? (삼성생명) ▲오늘 면접 보는 지원자들 중 누가 제일 먼저 말을 걸었나요?(LG전자) ▲하나은행 통장을 가지고 있나?(하나은행) ▲자신이 옆의 두 명보다 어떤 점이 뛰어나 뽑혀야만 한다고 생각하나?(에스콰이어)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렇게 이색 면접 질문이 단골로 등장하는 이유는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로 볼 수 없는 구직자의 성향이나 인성, 가치관, 창의성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상한 답변보다는 엉뚱하더라도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대답을 논리적으로 펼친다면 합격점을 받을 수 있다.
▲정규직 발판 인턴십 적극 공략하라
자사에 맞는 검증된 인재 채용을 위해 인턴십을 정규직 채용 전단계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즉, 인턴기간 동안 업무를 평가,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거나 인턴십 참가자에게 채용 시 가산점을 주고 있는 것.
하나은행은 지난 97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인턴사원을 선발해 현재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5주간 연수를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우수 인재 조기 확보 및 대학생들에게 사전 직무 실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9년 만에 인턴제를 부활시켰다. 올 하반기 공채에서 이 인턴사원들에게 최종면접의 기회가 돌아갔다.
신세계와 GS홈쇼핑도 올해 신입사원을 모두 인턴사원 가운데 선발했다. 인턴과정을 통하면, 어떤 면접보다 정확하게 지원자를 파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크루트가 85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42.3%의 기업이 인턴십 참가자에게 서류전형시 가산점을 주거나 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따라서 구직자들은 정규직 전환 기회는 물론, 채용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인턴십을 적극 공략할만하다.
다만, 팀웍 및 대인관계 능력도 평가대상이란 점은 유념해야 한다.
▲정규직 발판 인턴십 적극 공략하라
학력과 연령제한이 완화되면서, 면접과 함께 전공지식 평가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가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 의 인증을 받은 대학 출신의 입시 지망자에게 면접 때 최대 10%의 가산 점을 주겠다고 밝힌바 있다. 지원자의 전공 실력을 한층 엄격하게 점검하겠다는 얘기다.
한국도로공사는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의 전공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를 평가한다. 필기전형은 직종별 전공 필기시험으로 객관식 50문항에 대해 60분간 진행된다. 또한 실무진과 임원이 모두 참여하는 면접에서는 전공 프레젠테이션 면접 및 토론 면접, 일반 면접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공지식을 평가한다.
한국전력공사도 필기시험과 면접과정(프리젠테이션 면접)에서 전공지식을 평가한다. 프리젠테이션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주어진 주제에 대해 발표하는 과정을 면접관 2명이 평가하게 된다. 지원자 3명이 한조를 이뤄 면접에 참석하게 되며 조당 면접시간은 30분 정도다.
특히 전공지식의 경우 전기전자, IT, 자동차 등의 이공 기술직에서 많이 평가하며, 공기업의 경우는 필기시험이 있으므로 관련 전공과목의 지식은 필수이다.
▲영어, 점수보다는 회화 실력 키워라
과거 어학 성적만을 놓고 평가를 내리던 기업들이 이제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지를 점검하고 나섰다. 어학 점수는 높아도 실제 영어 활용능력을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학 성적 자격 제한을 풀거나, 완화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일정 점수 이상의 어학 점수 제출을 요구하더라도 입사성적에는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신 영어 면접으로 실제 지원자들의 영어 실력을 점검 중이다.
삼성이 올 하반기부터 ´최소한의 영어 회화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정된 입사지원자들은 다른 분야의 자격요건에 관계없이 모두 불합격 처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외국인과 직접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본다던가, 취업준비를 하는 친구들과 스터디 모임 등을 결성해 영어토론 등을 해본다면, 실전 영어 면접에서 긴장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자 능력도 변수▲
중국을 비롯 동남아 등 ‘한자권’ 국가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한자 능력도 채용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신입사원들의 한자 실력이 부족한데다, 중국과의 거래가 증가하고 있어 채용시 한자 능력을 체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
삼성은 한자급수자격검정회, 한국어문학회, 한국외국어평가원, 한자교육진흥회의 4개 기관)의 한자능력자격 3급이상 보유자는 직무적성검사(SSAT) 전형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도 채용시 한자시험을 보고 있으며 한자시험은 50문항으로 3급 한자실력 수준으로 출제된다. 읽기와 쓰기 등 객관식ㆍ주관식이 혼합돼 있다.
현대중공업도 신입 채용시 한자 필기시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주관식, 객관식 문제가 주어진다. 한국전력공사도 직무종합능력평가 과정에서 상식의 한부분으로 한자능력을 검증하고 있다.
▲지방대생, 지역전문가를 찾는 기업을 공략하라▲
기업들이 과거 수도권이나 지방권 한 두곳에서만 진행하던 캠퍼스 리크루팅을 확대해 실시하고 있다. 기업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지방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이렇듯 기업들이 지방대 캠퍼스 리크루팅을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우수인재 확보´ 에 있다. 그동안 일부 지역에 한정된 채용으로 다양한 인재를 골고루 확보하지 못했다는 기업들의 자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전국에 사업장을 가지고 있거나 점포개설 등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해당 지역의 상황에 밝은 지역전문가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도 이유다. 각 지사나 사업장 근처에 연고를 둔 지원자가 입사할 경우 근무만족도가 높아 이탈률이 줄어들어 직원입장에서든 기업입장에서든 효율적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공채에서 지방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지방대 캠퍼스 리크루팅을 확대 실시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기업은 지방대 출신을 뽑지 않는다는 편견으로 원서조차 내지 않으려는 지방대 학생이 많았다”며 “지방대 출신에게 폭넓은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숨어있는 우수인재를 찾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도 올 하반기 공채에서 전국 주요 대학을 순회하며 채용설명회를 실시했다. 지역전문가 양성을 위한 지역할당제를 통해 기업금융 및 개인금융 모집인원의 20%는 해당 지역출신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기업은행을 포함한 모든 은행은 전국에 각 지점이 있기 때문에 각 지역사정에 밝은 지역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러니 지방대라고 해서 차별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조언했다.
대개 지방의 구직자들은 자신이 지방대생이라는 것을 약점으로 생각해 지원조차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입사지원 시 해당지역 전문가라는 것을 강조하는 등 자신만의 차별점을 강조하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오히려 이것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성, 여성채용 비율이 높은 업직종을 공략하라 ▲
기업들이 능력 있는 인재 유치를 위해 열린 채용을 진행하는 동시에 실력검증을 위한 시험강화에 나서면서 객관적인 실력이 우세한 여성인력의 채용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인크루트가 상장사 578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여성채용규모는 전체 채용인원(4만 2천 25명)의 27%인 1만 1천341명으로 나타났다. 여성채용비율이 50%를 넘는 여초 채용 기업도 17.8%(103개사)나 됐다.
아시아나 항공은 올해 채용인원 중 여성채용규모가 남성을 앞질렀다. 올해 여성채용비율이 55%에 달한 것. 이에 따라 전 직원 중 여직원 비율이 54.5%로 전년(52.5%)보다 2%P 늘어났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올해 신규 채용의 55%가량을 여성으로 뽑았고, 대교는 무려 80% 가량을 여성인력으로 충원했다. 국민은행의 여성채용비율도 50%가 넘었다.
여성 소비인구가 늘어나면서 ‘여심 (女心)’ 잡기에 나선 기업들이 ‘여성’인력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다, ‘여성채용목표제’ 실시기업의 확대,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 많은 서비스 직종의 일자리 확대추세가 이어져 내년 채용시장에도 여풍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구직자들이라면, 여성채용비율이 높은 물류운송, 식음료, 유통무역업종이나, 외국계기업 채용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려보는 것이 좋다. 또 백화점, 쇼핑몰, 의류, 주방용품 관련업체 등도 여성채용이 많았다.
출처 : EBN산업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