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이력서 작성 요령
대기업 기획팀에 근무하는 김모씨(33). 경력 5년 차인 그는 최근 직장 상사와의 잦은 마찰로 직장을 바꾸기 위해 헤드헌팅 업체와 접촉하고 있지만, 이력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고민이다. 한 직장에서만 계속 근무해온 터라 몇 년 동안 이력서를 작성해 본 적도 없고, 지금까지 담당한 업무를 어떻게 요약 정리해야 할지도 걱정이다.
이력서 작성은 구직활동에 있어서 첫 번째 단추를 끼우는 일이다. 특히 경력자에게 이력서는 본인의 경력을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당락 여부가 정해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채용 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최근 경력 구직자 1060명을 대상으로 ‘입사지원서 서류를 작성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51.1%가 ‘자기소개서 작성’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퇴직사유 표기’(17.4%), ‘희망연봉 표기’(14.3%), ‘경력사항 요약’(8.9%)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경력직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신입 사원일 때와는 접근 방법부터 달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잡코리아 황선길 컨설팅사업본부장은 “서류 전형 평가기준이 신입사원은 학력·외국어 등의 기본 사항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경력직은 모집 분야의 경력과 최근 경험이 중시되는 만큼 이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리어 조사에서도 인사담당자 54명 중 다수(70.4%)가 서류전형을 할 때 실무능력을 중시한다고 응답했다. 근무기간과 이직횟수를 중시하는 응답도 각각 16.7%였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경력자 이력서 작성 요령이다.
업적 수치화하라
이력서와 공적서는 구체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해야 한다. 단순 나열식보다는 대표적인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어려운 프로젝트를 완수한 방법 등 성공담 위주로 쓰는 것이 좋다. 또 프로젝트가 어떤 조직으로 운영됐는지, 그 안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했는지 솔직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역할로 인한 매출액 증가액, 시장점유율 변화 추이 등을 적어 놓으면 인사담당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평소에 준비하라
시스템통합(SI)업체 경력 8년차의 프로그래머 나모(36)씨는 최근 이직을 위해 이력서를 쓰는 과정에서 과거 자신이 수행했던 프로젝트를 기억하기 힘들어 고생했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갑작스레 이력서를 준비하기보다는 자신의 현재 위치와 상태를 점검하고 경력관리를 하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3장 넘기지 마라
지원분야와 연관 있는 경력사항 중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는 게 필요하다. 지원분야와 상관없는 경력을 나열하거나, 누가 봐도 뻔한 사실을 장황하게 쓰는 것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다. 잡코리아 황선길 본부장은 “자신이 세운 업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용량이 큰 파일을 첨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별로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첨부해야 할 내용이 있더라도 요약본을 보낸 뒤 회사 측이 추가자료를 요청하면 그때 다시 보내는 게 좋다는 얘기다.
과장하지 마라
인사담당자들은 지원자의 장점은 물론 단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도 눈을 부릅뜬다. 이 때문에 거짓 사실이나 과장을 섞게 되면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해가 된다. 특정 업무를 혼자 수행했다고 과장하거나, 프로젝트 구성원으로 참여한 것을 책임자인 PM(프로젝트 매니저)으로 활동한 것처럼 기술해서도 안 된다. 요즘에는 경력직을 채용할 때 레퍼런스 체크(전 직장에서의 평판과 실제 경력 등을 조사하는 것)를 하기 때문에 거짓말은 들통나기 십상이다.
지원 동기 밝혀라
전 직장이 유명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이 아니라면 과거에 근무했던 기업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또 본인이 이 회사에 지원하는 동기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회사에서 자신이 어떤 부분에 기여할 수 있는지, 자신의 장기 계획은 무엇인지, 현재 지원하는 회사에 보탬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를 이력서에 언급해야 한다. 동양계 기업의 경우 전 직장의 퇴직 사유를 매우 중시하므로 왜 직장을 나왔는지 적절하게 설명해야 한다.
리더십 보여줘라
직급에 맞는 경력서 작성이 필요하다. 특히 매니저급인 경우에는 자신의 리더십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이력서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인크루트 신상훈 국장은 “매니저급으로 옮기려면 과거 회사에서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 나갔고 이로 인해 팀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중앙일보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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