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중앙일보 편집국 김호정 기자
“상식책을 꿰기보다 마니아가 돼라”
“올해 2월에 입사해 지금은 한창 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에요. 입사 후, 1 달 동안은 기자가 되기 위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았고, 경찰청을 거쳐 지금 은 교육청에서 주로 일을 배우고 있어요.”
자신이 꿈꾸던 기자가 된 지 이제 막 6개월째에 접어든 김호정 씨는 학창 시절 이력이 유독 눈에 띈다.
6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예중·예고 졸업, 서울대 기악과 입 학. 누가 보아도 그의 미래 역시 피아노를 다루는 음악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호정 씨는 기자를 택했다.
“대학에 입학해 좀 다른 환경과 세상을 많이 접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학과 수업을 많이 들으러 다녔고, 학교에서 교지를 만들기도 했어 요.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늘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제가 기자를 꿈 꾸기 시작한 이유예요.”
그렇게 막연하게 꿈꾸던 기자의 길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그는 먼 저, 언론사 기자를 희망하는 5명의 사람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함께 글을 쓰고, 비판하고 논쟁하면서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법도 익혀나 갔고,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고.
“저는 운 좋게도 스터디 그룹의 팀원들이 참 좋았습니다. 스터디그룹을 구성할 때는 비슷한 사람보다는 의견충돌이 있을 만한 사람, 다른 논리를 펼 수 있을 만한 사람들과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중앙일보 입사를 위해 김호정 씨는 작문과 국어능력평가, 상식의 세 가지 필기시험 이후에 기사를 직접 써보는 실무시험, 인터뷰, 합숙 등의 전형과 정을 거쳤다.
“보통 학생들이 필기는 철저히 준비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그 이후의 대 비는 부족해요. 필기를 넘어 다른 전형과정을 거치다 보니 정말 제 자신 의 바닥을 다 보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스터디그룹이나 언론고시반 등으 로는 커버할 수 없는 과정이란 생각이 많이 들어요. 중요한 것은 전형이라 고 생각하지 말고 모든 과정에서 자기를 솔직하게 던지는 것이 최선의 방 법이라고 생각해요.”
한 주제에 대한 기사 쓰기, 자기소개에 대한 20문 20답, 조원들끼리 인터 뷰 이후에 기사 쓰기 등 지원자들을 평가하는 방식은 실로 다양했다. 그렇 기 때문에 김호정 씨는 “홀로 앉아 상식책을 꿰기보다 한 분야의 마니아 가 돼라”고 조언한다.
“꼭 기자가 되겠다는 다짐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기간을 길게 잡더라 도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은 기자생활에 다 도움이 될 거라고 보 거든요. 또 자신만의 취미도 갖고, 그 분야를 자신만의 특별한 것으로 만 들어 놓는다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입니다.”
MBC 예능국 민철기·최행호 프로듀서
“황당한 질문, ‘나’만의 논리와 근거로 답하라”
MBC 예능국에서 ‘섹션TV 연예통신’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민철기 PD는 30살, 늦깍이로 입사한 2년차다.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더 도움이 될 거 라며 함께 대동한 후배는 올해 입사해 현재 ‘웃으면 복이 와요’ 프로그 램을 맡고 있는 최행호 PD. 두 사람이 들려주는 방송사 입사담이 솔직 담 백하다.
▶ PD 생활이 어떠한지.
솔직히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다. 방송국은 전쟁터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는 생각이 든다. 한 마디로 살벌하며, 엄청난 창의력이 요구된다. 출·퇴 근 시간이 따로 없고, 밤샘작업도 허다하다. 술 많이 마시고, 담배 많이 피우고… 건강관리를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TV프로그램을 통해 시 청자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이 있다.
▶ 방송국 입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무엇보다 필기시험은 방송사, 신문사의 시험에 자주 응시하라고 조언해 주 고 싶다. 기출 문제만 정리하고 유심히 본다면, 각 방송국의 스타일을 파 악하고, 시험 유형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면접 합격을 위해서는 좀 더 훈련이 필요하다. MBC의 경우, 2번의 면접과 합숙평가를 치렀는데 다양하고 황당한 질문들이 많았다. 질문에 대해서는 떨지 말고, 아무리 황당한 대답이라도 자신의 논리와 구체적 논거를 가지 고 이야기하면 된다. 정답이 없는 질문이 많기 때문이다.
또 자기소개서에 기반을 두고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만한 이야깃거리들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면접자들은 지원자들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유연함과 논리력 등을 중점적으로 보는 듯하다.
▶ PD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MBC 방송국의 경우, 정말로 다양한 사람을 뽑는다. 뽑힌 사람들을 볼 때 정형화된 틀이 없을 뿐더러, 어떤 사람이 뽑힐지 뽑히기 전까지 아무도 모 른다.
하지만 내가 PD가 되고 나니 필요한 자질은 몇 가지 있다. 강직한 사람보 다는 어떤 환경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융통성이 뛰어난 사람이 좋으며, 평소에 TV나 만화, 영화, 책 등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다. 또 사람들과의 친화력이 좋은 사람이 적합할 듯싶다. PD는 스태프에서 연기자까지 거의 모든 사람을 꼼꼼히 챙기고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출처: 월간리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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