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장은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 아니다."
4년이라는 시간과 수천만 원의 대학 등록금을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위해 일찍 '투자'하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학력이란 간판보다는 본인의 적성과 특기를 찾아 열심히 일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강조하는 산업 현장의 목소리도 높다.
"학교에서 1등이 세상에서 1등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공부를 못한다고 좌절하기보단 자신의 특성에 맞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봅니다."
지난 8월 대림통운 당일택배 경산지점을 창업한 곽동혁(27) 씨.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경험을 쌓기 위해 택배업체를 연 그는 몇 달 만에 업체가 자리를 잡는 등 힘찬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기본요금 4천 원에 대구, 경산 어느 지역이든 하루 만에 배달해주는 업체의 아이템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98년도에 고교를 졸업한 곽 씨는 대학에 진학했다가 집안 사정으로 그만뒀다. 그 후 어머니가 하는 식당 일을 돕거나 안경공장 직원,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거친 후 택배업체를 차렸다.
"이 무렵에 쌓은 경험이 저의 인생 설계에 정말로 많은 도움이 됐어요. 남을 배려할 수 있는 마음도 갖게 됐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조금이나마 알게 됐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학력 지상주의'에 대해 청년 경영인 곽 씨는 따가운 비판을 가했다. "대학에 가는 고등학생 가운데 10~20% 정도만이 정말로 공부하기 위해 진학한다고 봅니다. 나머지는 공부에 대한 의욕은 없이 부모에게 떠밀리거나 졸업장을 따기 위해 대학을 선택하고 있어요."
'얼떨결'에 간 대학을 졸업한다 하더라도 취업이 잘 되지 않는데다, 4년이란 아까운 시간과 수천만 원의 돈을 허비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을 나온 이들은 눈이 높아 공장에 취직하려고도 하지 않아요. 공장이 살아야 그 위에 있는 산업도 살 수 있는데 공장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게 현실입니다."
고교 졸업 후 약 10년에 이르는 사회 경험을 쌓은 곽 씨는 성공의 토대는 학력이 아닌 세상을 똑 바로 볼 수 있는 눈과 현장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고교를 졸업한 후 대학이 아닌 사회에 진출한 후배들에게 학교에서의 1등이 사회에서의 1등이 아니란 걸 꼭 알려주고 싶어요. 공부를 못한다고 좌절하기보다 자기가 하고 싶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젊음을 무기로 힘차게 도전해볼 것을 권합니다."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하루 12시간을 일하며 고객들을 찾아 발로 뛰는 곽 씨. 배달시간 때문에 간단하게 인터뷰를 마치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그의 발걸음에서 젊음의 패기와 성공의 조건인 힘이 느껴졌다.
출처 :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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