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후 한달도 안돼 그만둬
‘한 달 일하려고 3∼4주 직업훈련?’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직업훈련을 받고 취업한 10명 중 7명이 한 달도 안 돼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상진 의원(한나라당)은 3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받은 ‘고용촉진 단기적응훈련 참가자 취업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용촉진 단기적응훈련은 주부와 50세 이상 준고령자들을 대상으로 간병인, 텔레마케터 등 41개 직종에 대해 사회복지법인과 공공·민간 직업훈련기관 등에서 직종에 따라 1∼4주 교육한 뒤 취업을 알선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의 취업현황은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한 4578명 가운데 70.3%인 3230명이 취업한 지 1개월도 되지 않아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취업기간이 1주일 미만인 사람도 47.1%인 2155명이나 됐다.
1개월 미만 취업자의 비율은 2004년 69.5%, 지난해 71.7% 등으로 매년 7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런 현상은 노동부와 공단 측이 대상자들의 적성이나 능력 등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고 직업훈련과 취업 알선을 실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지역 직업훈련의 경우 사정이 다소 나았지만 조기 이직자 비중이 여전히 높았다. 피부관리사, 영유아생활지도사 등 3∼4주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취업한 99명 가운데 취업기간이 한 달도 되지 않는 사람은 41.4%인 41명이었다. 기간별로는 ▲1주일 미만 32명(32.3%) ▲1주일∼1개월 미만 9명(9.1%) ▲1개월∼3개월 미만 16명(16.2%) ▲3개월 이상 42명(42.4%)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올해 7억1000만원 예산을 투입해 교육기관에 1인당 4만3000∼10만7000원씩 지원하는 상황에서 고용안정성이 이렇게 떨어지면서 ‘헛돈’을 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인력공단 측은 3개월 이상 취업자가 매년 늘고 있고, 취업률은 9월 말 현재 81.1%에 달한다며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훈련 과목에 가사보조원, 경비원, 식당종사원, 거리청소원 등이 다수 포함돼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훈련 직종을 재검토하고, 훈련 참가자 고용안정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세계일보 이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