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LG, 미래에 혼(魂)을 담는다>
LG그룹의 인재 육성은 LG의 미래에 수렴된다. 세계 초일류 기업을 향한 LG의 외형적 성장을 뒷받침할 초일류 인재 양성의 발걸음은 숨가쁘다. LG는 초스피드로 변하는 21세기 기업환경에 맞는 ‘글로벌 인재 디자인’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늘 “변화하는 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탄탄한 조직을 갖추는 데 우수한 인적 자원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응도 발빠르다. LG는 그룹 내 유기적인 교육시스템과 국내외 유명 대학과의 긴밀한 제휴를 통해 ‘21세기형 LG인’을 길러내고 있다. 종합적 능력을 갖춘 리더형 인재는 물론,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할 연구ㆍ개발(R&D)과 디자인 등 전문인력들도 지속적으로 키워내고 있다.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들도 ‘LG의 브레인 확보’에 총력을 쏟는다.
▶LG가 만드는 최고의 상품은 인재다=초일류 제품의 생산과 더불어 LG는 글로벌 인재의 생산기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입체적인 교육과 치열한 경쟁현장에서의 담금질을 통해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인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초 “경기여건과 상관없이 인재를 키우라”고 전 임직원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혁신과 강한 승부 근성을 갖춘 LG만의 일등 인재 육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춰 LG는 올해부터 그룹 교육프로그램을 전면 업그레이드했다.
해외 경영학석사(MBA) 파견 대학은 기존 미국 2개 대학에서 글로벌 톱 30개로 대폭 늘렸다. 블루오션 경영학의 창시자인 김위찬 교수가 재직 중인 프랑스 인시아드경영대학원, 영국 랭커스터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6개 유명 비즈니스스쿨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미국 선더버드가빈국제경영대, 핀란드 헬싱키경제대와의 MBA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과정은 강도 높기로 유명하다. 최근 이 코스를 다녀온 한 계열사 부장은 “수업과 주어진 과제를 소화하기가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LG는 그룹 인재 양성소인 LG인화원이 운영하는 국내 MBA 과정도 대폭 개선했다. LG는 상반기에 직급별로 진행되던 3개 과정의 국내 MBA 과정을 모든 직군과 직급이 참가할 수 있는 ‘LG MBA’로 통합했다. 퓨전형 교육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LG 관계자는 “연구기술직도 마케팅 관련지식을 쌓아 미래경영자에 필요한 통합적 경영지식과 사업통찰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살아 있는 지식을 얻기 위한 글로벌 현장교육도 활발하다. LG전자와 LG화학은 10여년 전부터 해외 주요 시장에 지역 전문가를 파견해 해외 마케팅 전문요원으로 키워내고 있다.
LG그룹의 핵심 인재는 ‘30대 영 HPI(Young High Potential Indivisual)→40대 리더 HPI→50대 CEO 후계자군→CEO 발탁’의 4단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단계를 거치면서 구성원 중 10~20%는 수시로 오고간다. 핵심 인재로 선발되면 성장 비전을 제시받고 차세대 리더로서의 특화된 교육이 이뤄진다. 리더 HPI는 적자 사업이나 신사업 등 위험도가 높은 직무를 책임지며 여기서 능력을 검증받으면 CEO군으로 편입된다. 사자가 새끼를 절벽에 굴려서 살아남는 것만 키우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김영기 LG전자 부사장(인사부문장)은 “기업 최고경쟁력인 핵심 인재를 길러내는 데에만 20년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핵심 인재에 내ㆍ외국인 구별 없다=외국인 인력 육성과 확보에도 열심이다.
LG전자는 77개 해외 법인에서 핵심 인재급인 외국인 책임자(director)들을 대상으로 50여명의 핵심 인재 풀을 구성, 엄격한 평가와 교육을 거쳐 임원급으로 발탁할 계획이다. 평가ㆍ보상ㆍ채용 등 인사제도도 국내 본사 기준으로 연말까지 단일화할 계획이다.
LG전자와 LG필립스LCD 최고경영자들은 해외 대학을 수시로 돌며 인재를 스카웃한다. ‘해당 사업본부-해외 대학-국내 대학-해외 법인’ 간 4자가 주축이 된 글로벌 산학 협력 프로그램인 ‘LG트랙’을 운영, 직접 키워내고 있기도 하다.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바이앤메이크(Buy & Makeㆍ확보와 육성)’ 전략을 쓰고 있는 LG화학은 CEO를 중심으로 한 BC(Business & Campus Tour)제도를 통해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스페셜 리스트를 키운다=구 회장은 “구성원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일등 인재로 육성할 수 있도록 키워나가라”고 지시했다. 육성 분야는 재무와 인사에서부터 기술과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재무 분야의 경우, 미 보스턴대와 함께 글로벌 CFO(최고재무 전문가) 과정을 운영 중이며, 인사 부문(HR)은 코넬ㆍ위스콘신 등 7개 미국 명문대 석사 과정에 직원들을 보내 전문가로 키워내고 있다.
그룹의 성장동력을 만들 기술과 디자인 인력 양성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LG전자는 해마다 전체 채용인원의 10% 선인 200~300명을 첨단 R&D 분야의 해외 석ㆍ박사로 확보한다. 최근에는 세계 표준기술을 주도하고 전자ㆍ정보통신 분야의 미래 전략사업을 발굴할 최고 기술전문가 54명을 선발했다. 장기적으로 이를 전체 R&D인력(1만2000명)의 2%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디자인 분야는 파격적 대우를 해주는 ‘슈퍼디자이너’를 현재 500명에서 2010년까지 700명 이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출처 : 헤럴드경제 권남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