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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중소병원 “간호사가 없어요”면허소지자 절반만 취업2006-08-28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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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100개를 갖춘 서울 A병원은 경영난으로 임금 인상을 해 줄 수 없어 간호사를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야간 근무를 포함한 간호사 임금은 월 120만∼150만 원에 불과해 간호사들이 지원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병원 간호부장은 “최근 수술실 간호사를 공개 모집했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아 개인 인맥을 동원해 가까스로 채용했다”며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도 대형병원에서 경력직 간호사를 채용하면 대거 빠져나가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100∼200병상인 중소병원들은 대형병원에 비해 복지 혜택이 떨어지고 지역의원보다는 근무 시간이 짧아 간호사의 급여 수준이 낮다. 게다가 간호사의 해외 취업이 인기를 끌면서 대형 종합병원은 인력 공백을 중소병원 출신 간호사로 메우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병원의 간호사 구인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간호사 면허 절반이 ‘장롱 면허’=간호사 인력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간호사 면허 소지자는 22만5000여 명이지만 활동 인원은 절반인 11만여 명에 불과하다. 매년 1만1000여 명이 간호학과를 졸업하지만 상당수 간호사가 급여 수준 등을 이유로 다른 직종에 취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 구인난으로 의료 공백마저 우려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료법상 간호사를 기준(간호사 1명당 담당 병상 수 4.5개) 이상으로 확충한 의료기관은 국내 전체 의료기관 1150곳(요양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제외) 가운데 177곳(14%)에 그치고 있다.

한국의 병상당 간호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OECD 회원국의 병상당 간호인력은 평균 0.99명이지만 한국은 2005년 현재 0.21명에 불과하다.

▽“재등록, 재교육으로 휴면 인력 활용해야”=정부는 간호사를 많이 채용하는 병원에 건강보험 수가를 올려 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지만 경영난을 겪는 병원들은 급여 부담 때문에 간호사의 추가 채용을 꺼리고 있다. 정부는 간호사 기준을 위반한 의료기관을 제재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시범 운영되는 ‘보호자 없는 병원’도 실효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간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으면 가족이 환자를 간호하지 않는 ‘보호자 없는 병원’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면허를 딴 뒤 이를 활용하지 않는 간호사들을 재교육하고, 영구적으로 면허를 사용하는 제도를 바꿔 일정 기간마다 재등록하게 해 간호 인력을 확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출처 : 동아일보 이유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