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中 사업 총괄법인 출범
유통·석유화학 中 지주사도 설립예정
[상하이=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19일 인구 13억의 중국 시장에 또 하나의 롯데그룹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신 부회장은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롯데(중국)투자유한공사` 출범식에서 "중국시장의 식품·유통·석유화학 부문을 총괄하는 중국롯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식음료 사업을 전담하는 이번 롯데(중국)투자유한공사 출범에 이어 유통과 석유화학 부문을 전담하는 지주회사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중국)투자유한공사가 중국롯데 사업 전반에 대한 경영전략 수립과 지원 역할을 맡되, 백화점투자유한공사(가칭)와 유화투자유한공사(가칭)가 각각 중국의 유통과 석유화학 부문의 투자와 영업을 총괄하는 방식이다.
신 부회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연결하는 삼각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경영을 확대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중국에서 향후 식품뿐만 아니라 유통과 중화학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롯데는 한국과 일본에 각각 44개와 19개의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미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독자적인 경영시스템 없이 개별 법인들이 투자한 생산법인 형태로 운영돼왔다.
한편 롯데(중국)투자유한공사는 롯데칠성(005300); 롯데푸드홀딩, 일본 ㈜롯데가 각각 33%, 33%, 34%의 지분 비율로 281억원을 투자해 설립했다.·
◇ 롯데그룹 향후 전략은?
롯데그룹이 중국을 택한 이유는 선진국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이 유통, 관광, 식음료 등 롯데그룹의 주력 업종 전략에 맞아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는 현재 식품부문 회사들을 포함해 중국에 18개 업체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 러시아 모스크바에 백화점 업계 최초의 해외점포를 오픈하고 내년에는 중국 베이징의 핵심 상권인 왕푸징 거리에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중국 1호점을 열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베트남 호치민에 1호점을 착공하고 2008년을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호치민, 하노이 등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15~20여개 점포를 출점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중국에서 9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롯데제과도 지난해 중국 상해의 초콜릿 회사를 인수해 낙천상해식품유한공사를 설립하는 등 중국 내 생산 거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월엔 미국 허쉬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내 초콜릿 생산기지를 공유하고 자일리톨 껌의 미국지역 판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2005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세운 롯데칠성음료도 올해 유통망 확대와 다양한 제품 발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그룹 유화 3사인 호남석유화학,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은 각사별로 운영하던 해외거점을 이미 통합 운영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2003년 중국 야싱사와 합작해 PVC 첨가제로 쓰이는 CPE를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세웠다.
또 상해, 광주, 북경 지사를 비롯해 홍콩 및 청도 사무소를 갖춰 중국시장에서 롯데그룹 유화3사의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호남석유(011170)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중동석유화학단지 건설에 나섰다. 중동에서는 나프타보다 절반 이상 값싼 에탄을 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기 때문에 원가부문에서 큰 경쟁력을 갖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측은 "이번 지주회사 출범을 계기로 개별적으로 진출해 있던 롯데가 하나의 롯데로 재탄생할 것"이라면서 "과감한 투자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출처 : 이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