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문화마케팅 열기가 뜨겁다.
특히 소비자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이 고객 가치 만족을 위해 다양한 문화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메세나협의회에 가입하는 기업도 늘어났고 예술 단체와 결연을 맺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후원 분야도 음악회, 미술 전시전 등에서 국악, 무용, 연극 등 예술 전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메세나협의회는 기업의 문화 행사를 후원하는 단체.
이병권 한국메세나협의회 사무처장은 “기업들이 문화마케팅을 같이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메세나협의회에 가입해서 문화·예술 행사를 지원하면 기업 이미지나 제품 브랜드가 제고되는 등 이점이 많다”고 설명한다.
특히 최근 메세나협의회는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통해 총 8쌍의 기업과 예술단체의 결연을 이끌어냈다.
최근 메세나에 가입한 기업과 결연을 맺은 기업의 문화마케팅을 알아봤다.
지난해 메세나에 가입한 기업 중 가장 활발하게 문화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은 KTF.
고객만족경영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운 조영주 KTF 사장은 문화·예술에 대한 조예가 남다르다.
조 사장은 지난해 ‘KTF 창사 10주년 전진대회’에 모스틀리 팝스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연주를 직접 지휘했다.
연주곡은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와 ‘라덴츠키 행진곡’. 또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색소폰을 연주하기도 했다.
현재 조 사장은 고객과 함께 하는 굿타임 극단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전국의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자원봉사팀이 농촌, 산간지역 등 문화 소외지역 청소년들에게 국악, 무용, 춤 등의 문화 공연을 펼치는 문화봉사 프로그램. 매년 우수 공연 봉사팀에게는 한민족 공연 등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순회공연을 지원해 한국문화와 민족의식을 알리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또 조 사장은 소리를 통해 이념과 세대의 벽을 넘어 사랑의 메세나활동을 펼쳐 나가고자 지난해 7월에 청소년 합창단을 창단,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KTF는 낙도, 복지시설 등 소외 지역 및 재외동포, 소외 이웃들에게 문화 혜택을 제공한다.
풍산은 지난해 6월 메세나에 가입했다.
특히 류진 풍산 회장은 전통문화 계승에 주력한다.
그 자신이 서애 류성룡 선생의 13대 후손이기 때문.
현재 류 회장은 지난 76년 서애 선생의 12대 후손인 고 류찬우 풍산 회장이 서애 선생의 후손들 및 관계 학자들과 함께 설립한 서애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서애전서, 영모각 화보집, 징비록(영역본)의 발간 외에도 학술지인 서애 연구 등을 펴냈다.
류 회장은 올해 서애 류성룡 선생 서세 40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10일부터 20일까지 추모행사를 연다.
또 류 회장은 풍산 류씨 집성촌인 안동의 하회선유줄불놀이의 맥을 이어가면서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에 노력하고 있다.
■ 기업과 예술의 만남 ■
최근 메세나의 ‘기업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행사를 통해 활발하게 문화마케팅을 펼치는 CEO들도 눈에 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이 결연 사업은 올해 8쌍을 포함해 총 22개의 기업이 예술 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보면 LG그룹이 활발하다.
LG화학은 국악뮤지컬극단 ‘타루’를 지원하기로 했고 2006년 메세나에 가입한 LG생활건강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결연을 맺고 후원 사업을 펼쳐왔다.
서울시향은 LG생건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세 차례의 공연과 전시를 기획했고 올해도 2~3회 공연을 추가할 계획. 특히 올해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은 한방화장품 브랜드 ‘후’와 해금 연주단 ‘꽃별’의 결연을 통해 한국 전통음악을 후원하는 ‘후 아름다운 소리 되찾기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금 연주자 지원, 해금 장인 지원, 해금 교육 지원 등 해금과 관련된 다방면의 지원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기업과 예술단체 결연을 넘어 특정 브랜드와 ‘해금’이라는 예술 장르가 결합한 새로운 문화마케팅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은 국내 대표적인 실내악단인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을 후원한다.
특히 백화점업계는 문화마케팅이 활발하다.
소위 VVIP 고객의 매출 비중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
올해 현대백화점은 경험이나 공간 등을 통한 문화 마케팅을 주요 전략으로 세웠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기존 문화센터 강의 중 요리, 와인, 건강, 인테리어 등 전문 강좌를 전진 배치해 생활문화 제안 백화점의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역량을 쏟을 계획.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5년 서울팝스오케라에 이어 두 번째로 결연을 맺었다.
경남 마산·창원 지역의 철강업체인 경남스틸의 최충경 사장은 경남재즈오케스트라와 정식으로 결연을 맺었다.
경남재즈오케스트라는 고등학교 교사, 의사, 피아노 악기사 등으로 구성된 순수 민간단체로 재즈는 물론 팝, 가곡, 민요 등 음악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최 사장은 이 단체의 단장이자 알토 색소폰을 연주하는 재즈 연주가이기도 하다.
그동안 최 사장은 공연 비용 지원은 물론 13차례 정기공연 관련 출연료, 팸플릿 인쇄비 등을 후원해왔다.
또 최 사장은 마산 지역 청소년을 중심으로 구성된 관악합주단에 15년 동안 지원해오는 등 음악 사랑이 남다르다.
특히 이 회사는 임직원들이 예술 활동을 하면 매년 1인당 100만원씩 문화·예술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예술지원을 위한 매칭펀드 사례도 있다.
매칭펀드는 중소기업의 예술지원을 촉진시키기 위해 중소기업이 예술단체를 후원하는 금액에 비례해 예술단체에 추가로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
마루 전문업체인 이건리빙의 박승준 사장은 매칭펀드 시범 중소기업으로 선정, 안은미 무용단을 후원할 계획. 특히 이건그룹의 박영주 회장은 현재 메세나협의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문화 행사 후원에 열성적인 CEO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밖에 올해 새로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통해 후원 결의를 맺은 기업은 CJ문화재단과 서울발레시어터,정헌재단과 한국페스티벌앙상블 등이 있다.
출처 : 매일경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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