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좋은 실적을 유지하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보안솔루션 업체들의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공통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사업 초기부터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사업 모델을 채택해왔다는 점이다. 이것이 강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 업체들도 올해 솔루션을 활용한 서비스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었다.
비단 이들만이 아니라 맥아피, 시만텍, 안철수연구소와 같은 대표적인 국내외 보안 솔루션 업체, 보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모두 ‘서비스’, ‘서비스화’를 외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개인용 솔루션의 경우에는 웹 2.0 기반의 온라인 통합보안·PC토털케어 서비스가, 기업용은 통합보안관제서비스 모델이 대세로 자리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바람은 IT솔루션 업계에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웹2.0과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열풍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보안업계에는 이 SaaS라는 개념이 그리 새롭지는 않다. 끊임없이 출현하는 새로운 위협을 막아야 하는 ‘보안’ 솔루션의 숙명에 맞게 일찍부터 다양한 서비스 방식이 솔루션과 결합돼 시도, 적용돼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온라인으로 개인사용자들에게 안티바이러스·스파이웨어, 개인방화벽, 침입방지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보안서비스다. 솔루션 설치, 배포는 물론 업데이트 등 관리서비스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제공하면서 월 단위 과금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모델로는 인터넷 회선과 더불어 각종 보안솔루션을 임대하면서 통합보안관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이 또한 SaaS의 범주에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보안 분야에서 이러한 ‘서비스화’ 경향이 일찍부터 시작됐고 또 더욱 짙어지고 있는 첫번째 이유는 지능화된 공격 방식이 출몰하면서 더욱 능동적이고 꾸준한 위협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안 제품을 도입해놓고 제대로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종 위협에 대응할 수 없어 그 솔루션은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초기에 많은 비용을 들여 솔루션을 구매해 설치하고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또 저렴한 사용료로 편리하게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익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원을 확보해 새로운 투자 여력을 만들고 예측가능한 경영을 펼칠 수 있게 하는 반면, 기술지원과 유지보수 비용은 상대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고객으로부터 새로운 공격 동향 정보와 요구를 수집해 더 나은 솔루션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든든한 조건이 된다는 것이 업체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이쯤되면 보안 솔루션의 경쟁력 창출에서 관건이 되는 요소는 이제‘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보안의 특성상 서비스화 모델이 어느 IT 분야에 비해 더욱 성공적일 수 있을 것이다.
‘SaaS’가 영세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환경 풍토 아래에 있는 업계에 대대적인 유통채널 변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처럼, 보안 ‘서비스화’ 바람이 보안 산업의 새로운 미래가 되길 기대해본다.
출처 : 디지털데일리<이유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