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ㆍ동부자제들 AT커니 등서 트레이닝
외부 객관적 시각 ‘글로벌 경영’ 체험효과
재벌가 자제들이 ‘경영 수업’ 전단계로 국내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경영컨설팅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 이사는 글로벌 경영컨설팅사인 AT커니에서 2년가량 근무했고,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김남호 씨 역시 AT커니에서 근무했다.
1975년생 동갑내기인 박 이사와 김남호 씨의 AT커니 근무 경험기간이 겹쳐지지는 않는다. 박 이사가 먼저 근무한 뒤 퇴사를 했고, 이후 김남호 씨가 입사를 해 2년 남짓 근무하다 결혼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AT커니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박세창 씨, 김남호 씨 모두 일을 열심히 했다”며 “특히 박세창 씨는 적극적으로 일했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으며 스스로 많이 낮추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두 분 모두 간접적인 경영수업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셋째아들인 조현상 상무 역시 베인&컴퍼니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한 바 있다.
조 상무는 연세대 교육학과와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등을 졸업한 후 지난 1998년 조 회장의 권유로 효성그룹 구조조정 컨설턴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베인&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할 때는 일본 NTT도코모의 한국 지사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렇게 재벌가 자제들이 글로벌 경영컨설팅사에서 근무한 이유는 부친의 기업을 이어받기 전 외부에서 경영수업을 철저히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컨설턴트업무를 수행하며 기업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외에도 그룹회장인 부친이 그룹 내 계열사에서 일하기 전 경영수업 차원에서 외부 경영컨설팅사에서 근무해보라는 권유도 있지 않았느냐는 게 글로벌 경영컨설팅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세창 이사는 이에 대해 “아버님께서 경영 컨설팅사에서 근무해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전혀 없다”며 “다만 대학 때 상경계열 전공을 하지 않아 이 쪽 공부를 하기 위해 지원하게 됐고, 운이 좋게도 입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경영컨설팅사에서 상경계가 아닌 다른 계열 출신 컨설턴트들을 많이 뽑아 입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한편 국내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경영컨설팅사에는 재벌가 자제들이 간접 경영수업을 받기 위해 취업 청탁 등을 하고 있지만 정식 채용 절차를 밟다보면 최종 입사자 명단에서 빠지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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