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의 '신 스피드'론... 자신감의 발로?
스피드(Speed) 경영의 목적은 무조건 일을 빨리 하자는 게 아니라 시간 대비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업무 영역에서 경쟁 우위의 스피드를 높여가는 것이다."
'변화와 혁신' 만큼이나 대기업의 중요한 생존 전략으로 꼽히는 게 '스피드 경영'이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이 같은 '스피드 경영'에 대해 "스피드가 무조건적인 '속도 높이기'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며 "그건 무슨 일이든 서둘러 시작하고 빨리 끝내는 것이 '스피드 경영'이라고 오해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11월 CEO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속도의 질'을 강조했다. 그는 "업무에도 '경제속도'가 있다"며 "우리의 역량과 환경에 맞는 최적의 속도가 바로 업무에서의 경제속도"라고 말했다. 스피드를 강조하는 것은 이 경제속도를 점차 높여가자는 것이라는 게 김 부회장의 '신(新)스피드'론이다.
이어 김 부회장은 "무모하게 서두르는 것은 오히려 일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역량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며 질이 뒷받침되지 않는 속도의 양만으로는 '스피드 경영'을 성공시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많은 대기업 CEO들이 '스피드 경영'을 금과옥조로 여겨왔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아날로그 시대에는 후발업체가 선발업체를 따라잡기 어려웠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선발업체라 하더라도) 2개월만 늦어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스피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냈던 진대제 정통부 장관도 지난 7월 언론사 경제부장·논설위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예전에는 큰 놈이 작은 놈을 잡아 먹었는데, 지금은 빠른 놈이 느린 놈을 잡아 먹는다"며 스피드가 기업 경영의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임을 재삼 상기시켰다.
이런 가운데 김 부회장은 "무모하게 서두르지 말자"며 '속도의 질'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불도저'로 소문난 김 부회장의 '여유 있는' 발언 배경에 대해 LG전자가 지난 2분기에 바닥을 치고 3분기에 모든 사업부문이 흑자로 전환한 자신감의 발로가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출처 : OhmyNews 이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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