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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약2007 업종 리더에게 듣는다]해외자원개발 탐사끝 올부턴 알찬수확 기대2007-02-01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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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SK㈜ 신 헌 철 사장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 성장 도움… 2015년 에너지메이저 도약 자신

지난해 정유업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고유가와 정제마진의 악화 속에서 일부 정유사는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지만 고도화 시설을 일찌감치 갖췄거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한 업체들은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SK㈜도 정제마진 악화의 타격을 받아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석유화학 및 윤활유 부문의 호조로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렸다. 신헌철(62) SK㈜ 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린동 본사에서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해외 자원 개발 비중이 1~3년 내에 매우 커지고, 10년 뒤에는 해외 사업이 현재 SK㈜ 전체 매출 및 이익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지난해 매출액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고유가 등 경영환경 악화 때문에 업종 전체가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지난해 11~12월 정제마진은 최근 3~4년 내 최악이었다. 다행히 윤활유ㆍ석유 개발사업 등에서 실적 개선이 있어 어느 정도 보충이 가능했다. 이런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향후 장기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올해 업황 전망은 어떤가. ▶지난해보다는 많이 좋아질 것이다. 일단 정제마진이 지난해 12월 -1달러에서 이제 3달러 정도로 좋아졌다.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후반~60달러 초반에서 안정될 것으로 본다. 또한 유가 변동에 편승했던 실물 또는 선물 투기자본들이 차익을 많이 거두고 떠났다. 이라크나 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의 불안정한 정치적 환경도 안정돼 간다고 본다. 지금은 등산으로 치자면 정상 바로 앞 ‘깔딱 고개’ 앞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만 넘어가면 정상에서 짐 풀고 편안히 쉬다가 다음 산으로 넘어갈 수 있다. 석유화학 쪽에서도 중동 쪽 증설 스케줄이 지연되는 점이 우리로선 다행이다.

-올해 최대 관심 분야는.▶수익성을 높여야겠다. 지난해 석유사업에서 3314억원 정도밖에 영업이익을 못 냈는데, 적어도 5000억원은 내야 한다.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수출가격이 좋다는 게 전제다. 화학에서도 4483억원가량 이익을 냈지만 5000억원 이상으로 키우고, 지난해 76% 성장한 윤활유 영업이익 역시 2000억원 이상으로 영업이익을 끌어올려야 한다.

-해외 자원개발(E&P)사업은 어떤가. ▶아마도 앞으로 1~3년 사이에 E&P 성과가 매우 커질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새로운 탐사를 많이 해놓았는데, 올해 시추에 들어가는 곳들이 많다. 리비아 광구 투자비 회수 완료로 우리 물량이 감소하기는 하겠지만 브라질 BMC-8광구가 보충해줄 것으로 본다. 브라질 광구는 올해 7월부터 생산에 들어가 하루 1만7000배럴 정도 생산하다가 연말엔 하루 4만배럴로 생산을 늘릴 것이다. 페루에 LNG(액화천연가스)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도 올해 매우 중요한 역점 사업이다. 해외 석탄사업 쪽에서도 조만간 좋은 뉴스가 나올 것 같다.

-3년간 사장으로 일하는 동안의 변화는. ▶지난 3년간 SK㈜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사상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1조원 클럽’을 3년간 유지하고, E&P도 확대됐다. 수출 비중도 50%를 초과했으며 글로벌 사업도 확대되는 등 사업구조의 질적 변화가 시작됐다. 특히 다른 정유사들에 비해 사업구조가 안정화됐다는 게 특징이다. 신규 사업도 씨를 뿌리는 시기를 지나 수확기에 접어들고 있어 미래 성장동력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SK㈜는 내수 기업인가, 수출 기업인가.▶아직도 내수 기업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사실 SK㈜는 석유제품의 경우 수출 비중이 이미 40%를 넘어섰고, 화학제품도 연간 130만t을 수출하고 있으며 매장량 4억40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와 가스전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거래처를 고정화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거래처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나도 1년에 두 달가량은 해외 거래처를 방문하거나 응대하는 데에 할애한다. 최근 발표된 신일본석유와의 전략적 제휴는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일본 수출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SK㈜는 물론, 그룹 전체의 해외 성과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아마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그룹이나 회사와 단순 비교해서 나온 것 같다. 우리의 주력은 에너지와 화학이다. 아직 대부분 국가에서, 특히 개발도상국에선 기간산업으로 분류해 정부의 강한 통제 아래 두려고 한다. 생산기지를 다른 국가에 두려면 단순 경제성 이외에 진출 국가의 다양한 국가적 니즈(Needs)를 충족시켜 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SK㈜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최대한의 스피드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평한다. 최근 싱가포르에 둔 해외 사업본부(SKI)나 CEO 직속의 중국 본부는 이런 글로벌 성과를 가속화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10년 뒤 모습을 그려달라.▶SK㈜는 ‘아ㆍ태 지역 메이저 기업으로의 도약’을 장기 비전으로 설정하고 글로벌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사업구조 측면에서 성장의 축은 글로벌 시장 진출과 E&P의 확대다. 지역적으론 중국과 동남아에 진입해 국내와 똑같이 석유 개발과 정유ㆍ화학ㆍ물류ㆍ도소매 등의 사업구조를 만들 것이다. 아마도 오는 2015년엔 해외 사업만으로도 현재의 매출 및 이익 규모를 능가하는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신헌철 사장은>

초심강조하는 괴짜 CEO

SK㈜ 직원들은 신헌철 사장을 ‘괴짜’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42.195㎞의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고, 연말 직원들 앞에서 임원들과 함께 마당극을 선보이며 일요일이면 교회 유치부 선생님으로서 율동을 가르치는 그는 분명 평범하진 않다. 회사 근처 식당에서 4000원짜리 청국장을 즐겨 먹고, 아내의 생일파티에 늦어 “마누라한테 혼나겠다”며 부랴부랴 집으로 가는 신 사장을 보면 25조원 매출 대기업의 CEO도 이웃집 월급쟁이 샐러리맨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효석 선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암송할 수 있는 그는 자신을 소설 속 ‘허생원’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곳저곳 떠도는 장돌뱅이 장사치이지만 ‘한몫’에 현혹되지 않고, 꿈을 찾아 돌아다니는 허생원이 마치 자신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신 사장은 훌륭한 CEO란 자신의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인생은 ‘귀거래사(歸去來辭)’, 난 사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미소 짓는 신 사장의 얼굴엔 SK그룹이 그토록 강조하는 ‘행복’의 진정한 의미가 담겨 있다.

김만용 기자(mykim@heraldm.com)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m.com)

출처 : 헤럴드경제